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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도르 스칼렛 23화: 불사조와 새로운 힘의 사용법
동방영야초
난이도 Normal
동행자 호라이산 카구야
2. 불사조와 새로운 힘의 사용법
며칠 뒤 도르는 마을에서 간판 아가씨의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풍경은 평소와는 조금 다르다. 청기와 지붕에 화려한 테이블과 의자.
“아아, 역시 여기의 화과자는 최고네.”
“그러게요.”
그리고 거기에 앉아있는 두 요괴, 야쿠모 유카리와 샤메이마루 아야. 오늘은 아야가 도르와 가장 가깝지만 어제는 유카리였다. 마치 매일의 일과처럼, 두 사람은 끊임없이 자리쟁탈전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의 목적인 도르는, 간판 아가씨인데도 별로 일하지 않고 이렇게 훌륭한 지붕 아래 있어서 될지 미안한 마음이 들고 있었다.
실제로는 꽤 눈에 띄고, 밖에서 도르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아무도 없으면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도 많다. 유카리나 다른 요괴들이 오면 기꺼이 자리를 양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하지만 간판 아가씨의 일이 편해진 것은 틀림없다.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지 않는 것 만으로도 편한 것이다. 그래도 조금은 바깥을 즐기고픈 마음 때문에 종종 거리 쪽으로 일부러 나가지만.
“오? 도르 아닌가.”
문득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어 보니 낮에 자주 보는 얼굴이 있었다.
“아, 케이네 선생님.”
도르의 대답에 케이네는 미소지으며 손을 가볍게 흔든다. 그에 응하도록 도르는 뛰어가 그녀에게 달려간다. 그 모습을 조금 원망스럽게 보는 뒤쪽의 두 명을 도르는 눈치채지 못했다.
케이네와 친해지고 나서 도르는 또 다른 존재를 깨달았다. 사쿠야의 머리보다도 하얀 백발의 머리를 나부끼며 여성은 서있었다.
흰색을 기조로 빨강이 섞인 큰 리본이 하나 뒤통수에 묶여있고 내려오는 머리카락에도 작은 리본이 몇 개 붙어있다. 흰색 커터 셔츠에 빨간 몸빼같은 바지를 멜빵으로 메고 있다. 그 몸빼에는 여러 개의 부적이 붙어있었다.
모습만으로도 마을의 인간이 아닐 것이라고 도르는 예상했지만, 플랑의 한 마디에 의해 그것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우와…’
단 한마디 중얼거렸을 뿐이지만, 플랑의 반응을 도르는 잘 알고 있다. 이 여성도 스이카와 마찬가지로 강자인 것이라고 도르는 확신했다.
“아, 이 소녀가 케이네가 말한 도르? 귀여운 소녀네. 안녕하세요, 도르. 나는 후지와라노 모코우. 케이네의 친구야.”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도르 스칼렛입니다, 모코우 씨. 잘 부탁드립니다.”
모코우와 꼭 악수를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케이네는 주먹으로 손바닥을 팡팡 두드리더니, 제안을 했다.
“이렇게 된 김에, 도르가 있는 곳에서 간식이라도 먹고 갈까.”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잖아? 케이네.”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케이네를 바라보지만 정작 본인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웃으며 지붕 아래로 가버렸다. 그리고 모코우도 천천히 따라간다.
그 뒷모습을 보면서, 플랑은 머릿속에서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그 사람하고 스이카, 어느 쪽이 더 강할까?’
도르가 지붕 아래로 돌아왔을 때, 그곳에는 샤메이마루 아야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유카리는 스키마로 돌아가 버린 것 같다. 좀 더 얘기하고 싶었는데, 라고 도르가 중얼거리자 아야는 쓴웃음을 지으며 어차피 곧 돌아와요, 라고 말했다.
앉은 위치는 도르의 오른쪽에 모코우, 왼쪽에 아야, 정면에 케이네. 모코우를 케이네의 옆에 앉힌 것은 케이네 나름대로의 배려이다. 잠시후 할머니가 화과자를 가져와 맛있게 먹으라고 말하곤 일로 돌아갔다.
“모코우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별로, 딱히 하는 일은 없어. 가끔 케이네의 아이들을 돌볼 뿐이야.”
아야의 질문에 모코우는 흥미없다는 듯 답변한다. 입으로는 아야에게 대답하고 있지만 시선은 도르에게 고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도르, 내가 알기론 흡혈귀는 이런 마을에 오는 종족은 아닌데, 너는 특이한걸?”
“흡혈귀에 대해 알고계신가요? 점점 흥미롭네요.”
“당신은 무슨 목적으로 케이네의 학교에 다니고 있는거야?”
아야의 질문을 완전히 무시하고 모코우는 도르에게 물었다. 도르는 몰랐지만, 그 주위에는 요력이 가득했다.
“그만둬라, 모코우.”
그 모코우를 케이네가 막는다.
“전에도 말했지, 도르는 나쁜 짓을 꾸미는 아이가 아니라고.”
케이네의 시선은 싸늘하고 입에서 나오는 말에는 가시가 있다. 케이네의 험악한 분위기에 도르는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리고 화내고 있는 사람은 혼자만이 아니다.
“덧붙이자면, 그녀는 그런 일을 할 생각도 힘도 없어요. 요괴의 현자도 인정한 겁니다.”
케이네의 목소리에 덧붙여 오른쪽에 앉아있던 아야도 쏘아붙인다. 언제나의 정중한 말투가 아니라 평소의 도르한테 쓰는 말투로. 지금 당장이라도 싸움을 일으킬 것만 같은 둘을 보고 도르는 허둥지둥 세 명을 말렸다.
“저, 모두들 그만두세요. 그리고 모코우 씨, 제가 서당에 가는 이유는 한번만이라도 학교에 가고싶었기 때문입니다. 이전 세계에서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기에.”
도르의 말에 세명의 사고가 멈춘다. 그리고 소리지른 것은 아야였다.
“네? 도르는 외래인이였나요?”
뒤늦게 케이네도 소리쳤다.
“잠깐만, 그럼 도르는 왜 지금 흡혈귀인데?”
“아, 그건…”
도르는 자신의 상태를 세 명에게 말했다. 왜 이 세계에 왔는지, 왜 흡혈귀가 되었는지, 그것은 모른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일을 말했다.
홍마관에서 생긴 일부터 춘설이변과 스이카와의 만남, 그러나 레밀리아와 사쿠야에 대한 이야기는 제외했다. 덧붙이자면 카구야의 얘기도 하지 않았지만, 딱히 말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고, 말하기 전에 세 명이 더 이상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한명은 납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 한명은 머리를 싸매고 있고, 마지막 한명은 무언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 그래서 도르는 레밀리아의 여동생임을 부정한 거군요.”
납득한 한명, 아야는 옛날에 만났을 때를 기억하는 것 같고, 혼자서 생각하더니 수긍했다. 그립네, 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옛날 일은 아니다.
“도르와 플랑, 그래서 둘이 합쳐 플랑도르? 으음…”
머리를 싸맨 한명, 케이네는 도르와 플랑의 현재 상태를 생각보다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확실히 복잡한 관계이긴 하지만.
그런 둘과 달리, 모코우만은 가만히 도르를 바라보고 있었다.
“별로 믿을 순 없지만, 당신한테 힘이 있는 건 틀림없어. 그래서?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하면, 뭔가 되돌릴 방법이 있어”
믿지는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야기가 전부 부정되므로 모코우는 그렇게 물었다. 도르는 현재 믿을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음, 호라이산 카구야란 분에게 부탁해서, 야고코로 에이린이라는 분에게 도움을 받기로-”
“카구야?”
이야기 도중 모코우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 얼굴을 화난 듯 일그러져 있다. 앞에서는 케이네가 아차싶은 눈으로 도르를 바라보고 있다.
“미안하지만 돌아갈게. 케이네, 내것도 계산해 줘. 나중에 갚을게.”
이렇게 내뱉고는 모코우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도르는 무언가 한 건지 황급히 케이네 쪽을 보았지만, 케이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모코우는 옛날부터 카구야가 얽히면 이렇게 돼. 도르가 나쁜 걸 한게 아니니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는 케이네도 가볍에 손을 흔들곤 모코우를 쫓아갔다. 남은 것은 조금 기분이 가라앉은 도르와 팔짱을 끼고 뾰루퉁해진 샤메이마루 아야.
“뭘까요 이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야의 말에 플랑도 동의했지만, 도르는 치맛자락을 꼭 붙잡고 있을 뿐이었다.
홍마관의 도서관. 무한히 펼쳐진 공간 속에서 도르는 정신을 집중시켜 방패를 전개했다. 눈앞에는 마도서 그리모어를 한 손에 들고 긴 주문을 영창하는 파츄리의 모습이 있었다.
도르의 마법 훈련을 계속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그 중 파츄리가 알아낸 것은 하나뿐. 도르는 공격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확신, 이라기보단 사실이었다.
따라서 이제는 그녀의 방어 마법을 강화하기로 한다. 얼마큼의 공격을 견딜 수 있는지 실험을 시작한 지가 방금.
그리고 결과는…
“간다! 로열 플레어!”
포리스트 블레이즈, 실버 드래건, 에메랄드 메걸리스, 사일런트 세레나. 그 모두가 도르의 방패를 깨기는커녕 상처 하나 내지 않았다.
이런 결과는 파츄리도 예상 외였는지, 다음에 사용한 것은 그녀가 소지한 스펠카드 중 두 번째로 강한 로열 플레어. 머리 위에 거대한 불덩이를 창조하여 적에게 던지는 필살의 스펠 카드.
그 불덩이는 곧바로 방패에 격돌하고, 그 다음 굉음을 울리며 폭발했다. 화염이 주위를 감싸고 검은 연기가 천천히 걷힌다. 그 광경을 보고 너무 심했나라고 파츄리는 생각했지만, 곧바로 잘못된 생각임을 깨닫게 된다.
연기가 사라진 시선의 끝에는 하얗게 빛나며 금 하나 가지 않은 방패가 있었다.
“…진짜로?”
역시 파츄리도 이것에선 눈을 의심했다. 로열 플레어는 공격력만 따지면 소지한 스펠카드 중 가장 강한 것이다. 그것을 받고도 무사. 여기에는 그 파츄리라도 조금은 짜증이 났다.
“음… 그렇군.”
“파, 파츄리?”
평소 신세를 지는 스승의 낮은 목소리에 도르는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그러나 파츄리는 대답하지 않고 마법의 영창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가만히 지켜보던 도르도 곧 초조해했다.
영창이 아까보다 길다.
“자, 잠깐, 파츄리?!”
“이것으로 끝. 현자의 돌!”
파츄리의 목소리에 호응해 5색의 보석이 그녀를 둘러싼다. 그리고 각각 다른 방향으로 튀어나갔다. 마도서를 한 손에 든 파츄리 자신도 도르에게 돌격했다.
갑작스런 일에 도르는 초조해했지만 곧 플랑의 목소리가 머리에 울렸다.
‘온다! 도르!’
그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도르는 순간적으로 눈앞에 집중했다. 파츄리는 바로 앞까지 와있으며 손에는 마력이 집중되고 있다. 그 손바닥에서 나온 것은 바람의 덩어리. 그러나 아까의 로얄 플레어보다 위력도 범위도 떨어지는 바람은 도르의 방패를 관통하지는 못했다.
그것을 읽고 있던 듯 파츄리는 차례대로 공격을 개시한다. 다양한 빛이 도르를 노리고 날아온다.
그 연격을 방어, 방어, 방어, 그때 목소리가 울렸다.
‘도르! 옆이야!’
울린 목소리에 문득 시선을 옆으로 돌린다. 그 앞에는 붉은 보석. 그 존재를 깨닫는 동시에 불덩이가 튀어나왔다. 다방면의 공격에 도르는 약하다. 지금까지 만난 모든 요괴가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두 팔에서 생성된 방패는 확실히 견고하지만, 그래도 전면에만 전개할 수 있다.
즉 그 방패로 공격을 집중하여 다른 방향에서 공격을 쏘면 이긴다. 그것이 파츄리의 목적이였다. 화구를 막으면 섬광이, 섬광을 막으면 화구가 도르를 집어삼킨다. 절체절명의 상황.
‘결계식으로 바꿔!’
“응!”
만약, 도르가 가진 방어의 방법이 방패뿐 이었다면 깨졌을 것이다. 이세계에 와서 도르와 플랑은 오랫동안 책을 읽었다. 한 명이 한권이지만 플랑도르로서는 두권. 거기에서 얻은 지식은 보통 사람의 두배에 필적한다.
지금의 도르의 능력을 기른 것은 파츄리와의 훈련 만이 아니다. 스이카의 가르침과 플랑과 함께 얻은 지식도 그녀의 머릿속에 확실히 있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한다.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은 새하얀 구체. 두 사람과 관련하여 배운 가장 큰 것은 마법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상상해야 한다는 것.
눈 앞에 펼쳐진 하얀 방패에게 말한다. 확산되어 나를 지켜달라고.
그리고 그 작은 소원에 방패는 응한다. 그것은 힘을 모으거나 흩을 수 있다. 스이카이기에 가르칠 수 있는 마법의 사용법. 플랑과 함께 찾은 완전한 방어의 형태.
눈을 뜨면 새하얀 구체에 감싸여 있었다.
성공이다.
그것을 인식하고 곧 사방팔방에서 마법의 격돌한다. 파츄리 자신도 몇 번이나 공격하지만 결계는 요지부동이다.
갑작스런 도르의 대응에 파츄리는 눈을 동그랗게 떴으나 한동안 말없이 공격을 계속한다. 그러나 여러번 공격해도 도르에게 공격이 닿지는 못한다.
“…어머?”
하지만 곧 무언가 눈치챈 듯 일단 공격을 중지했다.
순식간에 주위에 다섯 개의 보석을 모아 손바닥을 앞으로 향했다. 다섯 개의 보석에서 나온 마력과 파츄리의 손바닥에서 나온 금색의 마력이 합쳐서 결계의 한 점에 명중한다.
그것은 아까 로열 플레어의 위력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결계에는 금이 가면서 점차 소리를 내며 무너졌다. 그리고 결계가사라지면 도르를 지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눈 앞에는 여섯 색의 마력.
곧 비명을 지르며 도르는 날아갔다. 그 작은 몸은 내던져서 책장으로 격돌한다. 먼지가 흩날릴 정도의 충격. 도르는 잠시 후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 몸 위에 책이 겹겹이 쌓인다.
지나친 충격에 파츄리는 황급히 달려가 책 더미에서 도르를 구해낸다. 과연 지나쳤다. 설마 결계가 깨질 것이라고는 파츄리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마법에 직격한 도르는 옷도 몸도 너덜너덜하지만, 의식은 있는 듯 했다.
“심하잖아, 파츄리.”
신음을 내며 도르는 파츄리에게 호소한다. 원망 섞인 말을 들은 파츄리는 당황하며 도르에게 치유술을 건다. 잠시 뒤 옷은 그대로지만 몸의 상처는 사라져 없어졌다.
도르의 상반신을 안고, 파츄리는 도르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렇다 해도 설마 결계가 깨지다니…”
“그래. 솔직히 나도 놀랐어. 하지만 알아낸 것도 있어. 잘 들어 도르, 너의 방패는 확실히 최강의 방어 수단이야. 그것을 깰 공격 수단은 거의 없겠지. 하지만 아까 보여준 결계는 달라. 아마도 힘을 분산시키고 있기 때문이겠지…”
“응. 그런 것 같아. 사라져 버렸네.”
아하하 쓴웃음을 짓는다. 예전의 싸움에서 방패가 강한 것은 알았다. 하지만 결계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방어력은 뛰어나지만 한 쪽 밖에 지킬 수 없는 방패와 전방위 공격에 대처할 수 있지만 방어력이 약한 결계. 앞으로 사용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파츄리의 손을 놓으며 일어선다. 그러나 일어나자마자 시야가 흔들린다.
“도르!”
파츄리가 당황하여 도르를 끌어안았다. 천천히 도르의 몸을 바닥에 눕혀, 머리를 무릎 위에 얹는다.
“괜찮아?”
“으, 응. 이상하네. 피곤했던 걸까? 조금 쉬면 나아질거야.”
오늘 특훈은 파츄리와의 훈련 뿐. 평소보다 힘을 많이 쓰는 것도 아닌데 왜일까 고개를 갸웃거리는 도르를 보며, 파츄리는 걱정스럽게 그 몸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뱀파이어라고 해도 어린 소녀의 변치않는 몸에 도르는 얼마나 많은 것을 끌어안고 있을까. 그것을 생각하면 조금 가슴이 아팠다.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흥미가 없었던 파츄리의 사소한 변화. 깨달으면 도르를 생각하고 있었다. 단순한 제자에 대한 사랑이지만, 그래도 레밀리아의 방에서 울 듯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파츄리는 그녀의 이사 요청을 승인했다. 그것을 친구는 알고 있을까. 만약 알고 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레미… 너는 정말 여동생이 가짜라고 생각하는거야?”
“뭐라고 했어? 파츄리?”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들리지 않게 중얼거렸지만, 예상보다 목소리가 컸던 것 같다. 감정이 너무 담겼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레밀리아에 대한 의문을 머리에서 몰아내고 도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기분 좋은 듯 눈을 가늘게 뜨는 도르. 온화하게 웃는 두 사람. 그런 분위기를 깬 것은 조용한 도서관에 울려퍼진 다른 목소리였다.
“도르, 도르, 들려?”
도서관에 호라이산 카구야의 초조한 듯한 목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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