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도르 스칼렛 32화: 세계의 끝

동방화영총

난이도 Extra

동행자 샤메이마루 아야

6. 세계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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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아!!!”

미친 듯한 비명을 지르며 모든 요력을 해방하는 아야.

그 모습을 보고 유카도 제일 즐겁게 웃으며, 처음으로 자신이 달려들었다. 달리기 시작하자 아야도 지면을 박찬다. 오른손에 든 양산을 치켜들어, 유카는 혼신의 힘으로 내리친다.

그 일격은 아래에서 위로 올려친 아야의 부채와 격돌했다. 양산과 부채에서 나오리라 생각되지 않는 굉음이 해바라기의 밭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치고받는 것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먼저 공격한 것은 아야. 이제 타고난 스피드를 전력으로 발휘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재빠른 공격이 특기인 그녀는 먼저 연격으로 공격한다.

사방으로 날아오는 공격을 유카는 반대로 양산 하나만으로 막았다. 부채도, 부채에 뒤따라오는 바람도, 바람에 뒤따라오는 바위도 전부.

아야 때문에 조금 전부터 계속해서 서 있을 수 없는 정도의 바람이 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카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바위마저 날려보내는 풍력도 유카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야는 양산을 조금 쳐내 거리를 두었다. 속도를 발휘할 수 없는 이상 환상풍미는 사용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 이것이 문장이 낼 수 있는 전력.

회오리 천손강림의 이정표

자신을 중심으로 거대한 회오리바람을 발생시켜 주위의 모든 것을 끌어들이는 아야의 필살기. 말려든 대상은 풍압에 의해 잘게 압살당한다.

그것은 유카라고 예외는 아니다. 아야가 조금 거리를 두고 있어 완전히 방심했던 유카는 그 회오리의 범위에 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놀랐을 때는 이미 늦었다. 바람은 도망갈 길을 막고 그 몸에 강하게 부딪혔다. 잘게 찢어져 으깨질 것이다. 그 바람을 날린 아야는 승리를 확신했다. 완전히 이겼다. 이 바람에 견딜 수 있는 요괴는 없다.

그리고 그 생각은 곧 전복된다. 승리를 확신했던 아야의 표정이 얼어붙는다.

바람이 멎었다.

정확히 말하면, 소멸했다. 단지 한 행동, 유카가 강하게 양산을 휘두르는 것 만으로 회오리는 흩어졌다. 그 광경에 아야는 말을 잃었다. 말도 안돼. 그런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그러나 눈앞에 선 이상할 만큼 요력을 뿜어내는 괴물은 씨익 웃었다.

마지막은 요력에 비해 꽤 즐길 만 했어.”

타이밍은 완벽했다. 위력도 더할 나위 없이 아야의 전력을 쏟아부었다. 유카가 휩쓸린 순간 이겼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바람은 어디에서 오는가. 답은 하나, 아야의 요력이다. 강력한 바람의 칼날의 근원을 따라가면 요력을 반드시 찾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바람은 바람과 요력이 혼합된 것이니까.

그래서 유카는 흡수했다. 아야의 요력을 하나도 남김없이 유카의 요력으로 먹어치웠다. 자신의 요력이 상대방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응. 그것을 본 아야가 품은 감정은 절망 뿐일 것이다.

유카의 양산이 다가온다. 빈틈투성이의 아야에겐 막을 수단이 없다. 끝이다.

그리고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이제, 끝이야.”

 

 

 

 

 

그렇게 중얼거린 것은 아야였다.

누가 예측할 수 있을까. 그녀의 회오리가 그 정도의 위력일 것이라고.

누가 예측할 수 있을까, 그녀의 요력 전부를 걸어 여기까지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녀는 완벽했다. 그 일격도, 그것이 깨졌을 때의 절망의 표정도.

그리고 누가 예측할 수 있을까. 그 모두가 가짜라고.

태양의 밭에서 도망칠 때 아야는 유카에게 따라잡혔다. 분노에 맡긴 전신전령의 공격조차 유카는 막았다. 그리고 유카의 요력의 격류에 삼켜진 아야는 겨우 일어나 속도를 포기했다. 기술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녀가 더 이상 속도를 무기로 할 수 없다고 느끼게 하기엔 충분한 소재가 갖춰져 있었다.

정확히는, 그렇게 착각할 준비가 갖춰져 있었다.

환상풍미.”

모든 것을 건 아야의 일격이 승리를 확신한 유카에게 육박한다. 지금까지 있던 모든 것은 페이크. 이 순간에 모든 것을 건 아야의 일생에서 가장 큰 도박. 그리고 그 도박에서 아야는 이긴 것이다. 유카는 방심하고 있다. 그리고 찰나에 그녀는 절명한다. 자신의 전력을 다한 일격에 무릎꿇을 것이다.

누가 예상할 수 있을까. 아야의 작전은 완벽했다. 즉석에서 생각한 작전 치고 능숙했다. 분노의 감정은 확실히 있었지만, 이 작전의 포석에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속일 수 있었다. 진심이 섞인 거짓말처럼 감쪽같은 거짓말은 없으니까.

누가 예상할 수 있을까? 이 결말을. 그녀의 마지막 일격을. 아마,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단 한 존재를 제외하고는.

크헉

충격이 아야의 머리를 관통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았다.

, , , 머릿속이 의문으로 가득 찼다. 마력으로 코팅된 양산으로 아야의 머리를 찔러, 아야를 땅으로 쓰러트렸다.

그녀는 방심하지 않았다. 그녀는 예상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단지 기대하고 있었다. 그녀가 생각하는 최강의 카라스 텐구가 이런 재주를 부려줄 것을 기대했다.

그리고 그것을 깨부수는 자신의 모습을 열망했다.

그녀는 믿고 있었다. 아야의 말을 믿은 것이 아니다. 아야가 그 경지에 이르렀을 때, 그녀의 힘과 기술 모두를 믿었다.

그리고 박살냈다. 모든 것을 쓰고 한계도 넘어 극한에 이른 아야를 격파했다. 끝없는 전율이 유카를 충족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승패는 확정되었다.

그래도 아야는 포기하지 않았다. 몇 번을 지든, 몇 번을 쓰러지든 일어선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일어설 것이다.

하지만 유카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녀는 쉽게 질린다. 이 싸움에서조차 그녀는 질려 버렸다.

그래서 어떻게든 일어서려고 하는 아야를 유카는 밟았다.

오른쪽 무릎에 체중을 실어 아야의 등을 눌렀다. 그것만으로도 아야의 표정이 고통으로 일그러진다. 그 얼굴을 힐끗 보고 유카는 비웃었다. 여기부터는 승자만의 시간이다.

카라스 텐구의 날개는 예쁘지. 항상 뜯어줬지. 네 어머니도 똑같이.”

끄아아아악!!”

아야의 날개를 난폭하게 잡아 힘껏 당겼다. 뿌득뿌득 소리를 내며 날개가 뜯겨진다. 목이 망가질 정도의 비명이 밭에 울린다. 날개는 카라스 텐구에게 있어 목숨과도 같다. 그것이 시원스레 유린된다. 아야의 목소리가 약해진다. 그녀의 생명이 희미해진다.

그만

그 광경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눈앞에는 친구라고 말해준 아야가 괴로워하고 있다.

그만해

그녀의 날개를 가차없이 잡아당기는 광기로 얼굴을 왜곡시킨 유카.

그 둘의 모습에 도르는 묘한 감각을 느꼈다. 가슴이 죄이는 느낌은 아니다. 답답한 것도 아니다. 그 동안 가슴을 메웠던 공포는 사라졌다. 대신 치솟은 것은 충동적이고 강한 감정. 마그마처럼 뜨거운 감정.

그것은 도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낀 분노의 감정이었다.

그만둬!!”

고함치며 달려가 도르는 유카를 들이받았다. 의외의 공격에 유카는 휘청했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아야의 날개는 뒤틀리고 망가져 있었다. 서둘러 치유 마법을 걸지만, 피해가 심해 금방 나을 것 같지 않다. 그래도 열심히 치료하는 도르를 싸늘하게 내려다보는 한 여성이 있었다.

카자미 유카의 세계는 다시 흑백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유카에겐 필사적으로 아야를 치료할 수 밖에 없는 도르가 너무 작은 존재로 여겨졌다. 죽을 가치는 있어도 살 가치는 없었다. 처음에는 도르가 가진 방어 능력에 흥미를 가졌었다.

지금의 치유 마법에도 흥미가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도르가 이 자리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에는 변화가 없었다. , 유카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존재였다.

이제 됐어.”

불쑥 중얼거린 말에 도르가 고개를 든다. 그 눈동자는 불안하게 흔들려 매우 애잔했다.

시시하네. 재미없어. 이제 그냥 죽어.”

꽃에 모인 곤충을 죽이듯, 유카는 양산을 수평으로 휘둘렀다. 치유에 전념하고 있는 도르가 막을 수 있을 리 없다. 그 눈에서 체념이 보였을 때,

 

유카의 세계에서 반짝였던 도르 스칼렛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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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로는 딱히 말할 것이 없습니다.

 

다음 화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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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쁘네요.. 그래도 주 2회는 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