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기타 2018. 4. 14. 02:49

찾았지만 발견되지 않는데

출처는 동방창상화(http://coolier.dip.jp/sosowa/ssw_l/88/1254539349)

작가는 오폭(誤爆)

게시일은 2009/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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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가방 속에서도'에서 이어지지만 안 읽고 와도 지장은 별로 없습니다.
전작도 타입문넷에 번역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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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택배입니다!」


 쾅쾅 문을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에 필요 이상으로 소란스럽고 건강한 목소리. 나는 귀에 익은 그 목소리에 한숨을 내쉬면서 대답했다.


「네네, 지금 엽니다.」


 일어나 현관으로 가서 손잡이를 돌리고 문을 열었다. 훈훈하고 따뜻한 공기와 함께 눈이 부실 정도의 빛이 향림당에 비추고 또한 익숙한 얼굴이 싱글벙글하고 있었다.


「배달 온 물건입니다. 서명 부탁드립니다.」
「…너는 언제부터 운송업자가 된 거지, 나즈린.」


 그렇다. 쥐 요괴 나즈린이다.
 양손으로 안고 있는 큰 두 상자. 그녀의 키의 절반 이상이다. 스스로 문도 열기 힘들 것이다.
 입고 있는 것도 그럴듯한 허름한 업자 옷으로, 약간 더러워졌고 색이 바래고 있다. 내공이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이전부터 하고 있던 것인가?
 기합을 넣고, 땀을 흘리며 향림당에 들어서서 둔탁한 소리를 내며 짐을 그 자리에 둔다. 그리고 이마에 맺힌 구슬 같은 땀을 닦고, 약간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내 쪽을 향하고 있었다.


「이봐, 뭔가 답례는?」
「아… 아, 감사합니다. …랄까 아냐!」
「응? 뭐가 문제인거야?」
「아니 그, 말하자면… 음, 택배 업체 같은 건 네가 할 일이 아니다.」
「흠, 왜?」
「왜냐고 말해도… 넌 여자잖아. 그런 육체노동은 남자의 몫이다. 일부로 네가 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즉, 내 걱정을 해주는 거구나? 과연.」
「걱정…이라고 할까 그것도 없지는 않다만.」


 본심을 말하자면, 그렇게 큰 짐을 드는 나즈린이 무너질 것 같아 못 보겠다는 것이지만. 너무 초라해 보이는 광경이다.
 원래 그녀는 나보다 힘이 약한 것이다. 그런데 배달이라면 힘이 가장 중요한 일 아닌가. 예전부터 하고 있던 일이라 해도 즉시 그만 두는 게 좋을 것이다.


「솔직하게 말할게 나즈린. 그 일은 그만 둬. 너에게는 탐정이라는 훌륭한 직업이 있잖아. 그런 부업은 하지 않아도…」
「일…? 아, 그렇군. 그것은 착각하는 거야 린노스케 군.」
「응? 착각?」


 나즈린은 손가락을 좌우로 두세번 흔들며 말했다.


「배달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야. 이쪽에 오는 김에 부탁받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옮겨 준 것 뿐이야. 그다지 무겁지도 않아.」
「부탁…? 그 상자가?」
「맞아. 요전날의 코메이지 자매, 기억나지?」
「코메이지… 사토리와 코이시? 아, 기억나.」


 나즈린이 이상한 소문을 흘린 탓에 만난 지저에 사는 사토리 자매.
 운이 좋았던 덕분인지 순조롭게 해결해 버렸지만, 그 때문에 나는 더욱 탐정으로서의 명성이 쌓이게 되었다. 터무니없는 재난이다.
 원래 그녀들의 의뢰, 그 원인도 나즈린에 있다. 그 건에 관해서는 모든 원흉이 그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과를 보면 나즈린의 뜻대로 됐다는 것도 있고, 그 이후로 나는 모든 것이 그녀의 계략이었던 것은 아닐까 노려보고 있었다.
 뭐 그런 건 지금은 아무래도 좋다. 지금 문제는 그 두 사람이 무슨 생각이냐는 것이다.


「뭐, 그렇게 궁금할 것도 아니야. 단지 감사를 전달하고 싶으니까, 가는 김에 갖다달라고 부탁받은 거야. 거절 할 이유도 없었고. 그래서 흔쾌히 맡아 준 거야.」
「…감사라, 음」
「평상시라면 쥐에게 옮겨두게 부탁하지만, 이번에는 깨지기 쉬운 것이니까 신중하게 옮겨달라고 부탁받아서. 그런 이유로 내가 직접 옮기게 된 거야. 옷이 더러워지면 안 된다며 작업복도 빌려줬어. 사토리 양은 친절하네.」


 감탄을 담아 몸짓을 섞으면서 설명한다. 때때로 여기에 힐끔힐끔 시선을 보내지만 대체 무슨 생각일까.
 그렇다 치더라도… 감사의 답례? 물론 그때 그런 말을 했었지. 그러나 설마 진짜로 보낸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데…
 게다가 깨지기 쉽다니 무엇일까. 항아리라든가 도자기라든가 그러한 것인가? 혹시 귀중한 물건 일수도 있겠군. 누가 뭐래도 봉인되어 있던 지저의 주인의 선물이니까.
 여하튼 우선 열어 보자. 기대에 부풀며 나는 상자를 열었다.


「…뭐지 이것은.」
「뭔데? 나도 보여 줘.」
「여기.」


 상자에 들어 있는 "그것"을 꺼내 나즈린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그녀도 나처럼 미간을 찡그렸다.


「이것은… 그거지.」
「그래. 사토리 양의 제 3의 눈이네.」
「음? 그런 것이었나?」
「어? 그걸 생각한 거 아니었어?」


 뭐가 뭔지.
 정리해보자. 상자 안에 들어 있던 것은 하나의 커다란 눈이었다. 단지 눈의 몇 군데에서 가느다란 관이 뻗어 있으며, 그들은 각각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 보라색은 틀림없이 그 코메이지 사토리의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코이시도 파란색의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최근 유행인가 생각했지만… 나즈린 왈 이것은 제 3의 눈이라는 것 같은데. 의외다.


「뭐, 이런 악취미 액세서리가 유행하기도 힘들겠군…」
「전혀. 상식적으로 생각해. 나도 설마 탈부착이 가능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아까 제 3의 눈이라고 했나? 그럼 이것을 사용하면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건가?」
「그렇지 않을까? 나도 자세한 건 몰라. 네 능력이라도 사용해 조사하면 어때?」
「그것도 그렇군.」


 도구를 보면 이름을 알 수 있으며, 만지거나 이름을 입에 담으면 사용 용도도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내 능력이다. 사용법까지는 모르지만, 미지의 물체를 취급하기에는 충분한 정도의 능력이다.
 요즘 바빴고, 또 오랫동안 무연총에도 가지 않았다. 능력을 의도적으로 사용할 일이 없었기에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아무튼, 기억했다면 그것으로 좋다.


「그럼 너는 그 눈을 조사해봐. 나는 또 다른 상자를 열어 볼 테니까.」
「그것도 나에게 온 소포다만?」
「세세한 건 신경 쓰지 마. 여기엔 무엇이 들어있으려나.」


 기분 좋은 모습으로 상자를 여는 나즈린. 내 얘기 따위는 듣지 않는다.
 하지만 훔치는 것도 아니고 그다지 뭐라 할 수는 없으려나… 괜찮겠지. 일단 지금은 눈 쪽을 먼저 살펴보자.
 상자 속에서 그것을 꺼내 다시 뚫어지게 바라본다. 역시 보면 볼수록 그로테스크했다.
 - 정식 명칭, 서드 아이.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다 … 제 3의 눈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서드 아이 였군. 이것은 조금 의외였다.
 용도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부분은 없다. 사토리의 능력 그대로이다. 아니, 이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토리가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일까? 잘 모르겠군.
 문제는 어떻게 사용하느냐 지만… 뭐 그 자매의 흉내라도 내면 되지 않을까. 두 사람 모두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얽혀 있는 관을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겠지만.
 그러나 이런 물건으로 정말 상대의 마음이 보인다는 것인가? 어떻게 봐도 아이의 장난감으로 밖에 보이지만… 흠, 착용해 보면 알겠지.
 그렇게 얽힌 관을 풀려고 하자 고막이 찌릿찌릿 떨릴 정도로 나즈린의 바보 같은 웃음이 향림당에 울려 퍼졌다.


「흐하하핫! 이건 걸작이네! 아하하핫!」
「뭐하는 거지? 갑자기 귀에다 대고.」
「그러지 말고 봐봐. 자!」


 갑자기 나즈린은 여기로 뭔가를 던진다. 손쉽게 잡아 시선을 그것에 향하면 깨끗하게 접힌 푸른 옷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펼쳐 본다. 역시 낯익은 것처럼 보인다. 사토리의 그 옷이었다.


「혹시 나즈린. 이건…」
「생각하는 대로야. 사토리 왈 "코메이지 사토리 변신 세트"라고 한다. 스커트도 있어.」
「스커트까지 있는 거냐!」
「하지만 이것을 입지 않으면 제 3의 눈을 쓸 수 없는 것 같아. 자, 봐. 편지에도 적혀 있어.」
「편지?」


 내가 반문하자 나즈린은 아까처럼 종이를 던졌다. 얇은 종이를 보통으로 던지다니, 이상한 점에서 대단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편지를 읽어 보니 거기에는 꼼꼼한 글씨로 정중하게 감사의 말이 쓰여 있었다.

 

 


 - 모리치카 린노스케님에게


 지상은 다시 따뜻해지고 있다고 하던데, 건강하십니까?
 지난번에는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여동생도, 당신에게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선물을 보냅니다. 나즈린 씨에게 전달했으므로 부디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예방책은 있지만 악의적으로 사용하면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사흘 정도 뒤에 회수를 받으러 오겠습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에.

 


 추신
 언니는 이런 부분에서 미묘하게 덜렁대. 제 3의 눈은 신경과 연결하는 부분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데.
 그래서 언니의 옷도 함께 보냅니다. 하트 모양의 버튼을 구부려 사용하면 됩니다. 머리띠도 착용주세요.
 아, 언니가 정말로 입고 있던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요. 게다가 세탁의 냄새는 덤! 냄새 페티쉬인 당신에게 안성맞춤이야!
 그럼 또 놀자 탐정 님. 안녕! 코메이지 코이시가

 

 


「……」
「입을 쩍 벌리고 뭐하는 거야. 바보 같아.」
「아니, 태클 걸 부분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건가. 알거 같아. 그 기분.」


 동의되어도 기쁘지 않다.
 그나저나 이상한 말의 범인은… 아니, 이런 시시한 장난을 할 사람도 그녀 밖에 없겠지. 지금쯤 집에서 웃고 있을 것이다.
 뭐, 아이의 장난이라고 생각하자. 이런 일에 일일이 화내는 것도 어른답지 못하다.


「입을 거야?」
「누가 입을까보냐! 일단, 사토리는 몸집이 작다. 내 몸이라면 목까지 밖에 들어가지 않을 거다.」
「그렇지만, 모처럼 받은 거니까 한번쯤은 사용해 보고 싶잖아? 얼굴에도 나오고 있어.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이.」
「으음… 그것은 부정할 수 없군, 하지만…」


 나즈린의 말대로 나는 이 "도구" 에 매우 강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여기 아무도 없었으면 고민하지 않고 갈아입었을 것이다. 그만큼 매력적인 것이다.
 그러나 내가 입기엔 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 차라리 옷을 다시 수선해 입는다면? 아니, 원래 나 자신이 그 살랑살랑한 옷을 입는 것 자체가 아웃 아닐까. 게다가 다른 사람의 옷에 손을 대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그렇게 고민하던 중 문득 깨달았다.
 그렇다. 눈앞에 딱 좋은 체격의 소녀가 있잖아.


「그래. 나즈린, 네가 입으면 좋지 않을까.」
「응?」
「너라면 사토리와 신장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 입으려고 하면 입을 수 있어. 어떤 감각으로 어떤 식으로 상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지 가르쳐 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때?」
「어때라고 해도… 딱히 생각 없어? 너에게 협력 해 줄 의무도 없고」
「그야 그렇지만… 신경 쓰이지 않아? 내 생각도 알 수 있다.」
「네 생각 따위 알아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잖아」
「심한 말이네」


 나는 쓰게 웃지만 그녀는 웃고 있지 않다. 무표정 인 채로이다.
 아니다… 웃고 있잖아. 생각하고 있구나.
 턱에 손을 대고 눈을 움직이며 생각하고 있다. 이윽고 얼굴을 올리며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래, 입어 줄게. 물론 네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해줄게. 누군가의 마음을 알고 싶다고 말한다면 기꺼이 알려주겠어.」
「그래서, 조건은?」
「잘 알고 있네. 그래, 조건은… 함께 인간의 마을까지 가 달라는 거야.」
「마을까지?」


 또 가는 건가라고 생각하면서, 왜 그런 곳에 가고 싶은지 묻는다.


「내가 마을로 가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
「아니, 하지만… 지금까지 함께 어딘가에 가자고 말한 적이 없으니까. 아, 혹시 작업 요청이 들어왔다거나?」
「아냐. 오늘은 순수하게 개인적인 용무야. 그래… 솔직하게 말하자면, 쇼핑이라는 거야.」
「쇼핑?」


 언제나처럼 말을 반복해 반문하면 나즈린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다음. 아직도 필요한 것은 많이 남아있어.」
「… 하아, 하아… 나, 나즈린… 어이, 잠깐, 기다려…」
「뭐야 벌써 지친거야? 전혀 믿음직스럽지 못하네.」


 기가 막힌 시선으로 나를 조롱하는 나즈린.
 하지만 내가 비난받을 기억은 없다. 양손 가득 든 비닐봉지. 나즈린 산 물건들이 담긴 그것은 가벼운 둔기라 해도 좋을지라.
 손가락 끝에 피가 통하지 않은 지 얼마나 지났을까. 감각이 없다. 팔의 근육도 경직, 내일은 더 심할 것 같아 걱정이다.
 게다가 내 돈이다. 그녀 왈 "이럴 때는 남자가 한턱내는 것"같다 … 어쩐지 불합리한 말이 아닌가? 이런 일을 해서 나에게 무슨 이득이 있는 건지.
 그러나 서드 아이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여기서 짜증내면 내 호기심을 해결하지 못한다. 그것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잘도 이만큼 사는구나. 게다가 전부 생활 용품이고.」
「바쁜 시간에는 갈아입는 것조차 못하니까. 살 수 있을 때 소모품은 미리 사재기 해 두는 거야. 네가 있는 덕분에 수월해졌어.」
「그만큼 내가 희생되고 있지만.」


 적어도 짐 한두 개는 스스로가 들었으면 하지만.
 하지만 그것도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다. 오늘 아침 나 자신이 한 말이 이렇게 걸림돌이 되어 버릴 줄은… 이럴 줄 알았다면 그런 말은 하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의외야. 여성이라면 옷과 액세서리를 사 모으지 않나? 그런데 너 철저하게 필요한 물건 외에는 사지 않았어. 관심이 없는 건가?」
「없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오늘은 그래서 여기에 온 건 아니니까. 본래의 목적을 잊고 취미를 보는 것은 본말 전도야.」
「그런 건가? 보통 자신의 돈이 아니라면 평소보다 화려하고 비싼 물건을 살 텐데, 이런 세일 상품이나 처분 상품만…」
「뭐? 비싼 물건을 샀으면 해?」
「…아니, 사양할게.」


 그것 봐 라고 말하는 듯이 쿡 외면하는 나즈린. 그래, 어쩌면 나를 염려 해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명품 따위를 사면 큰 적자가 날 것이 틀림없다.
 …아니아니 잠깐만. 내가 돈을 낸다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다.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잖아. 하지만 그것을 말하려 해도 내가 곤란하게 될 테고… 이젠 모르겠다.


「왜 머리를 쥐어뜯고 있어? 저기서 치즈를 싸게 팔고 있어. 사러 가자.」
「아직도 사는 건가? 이만큼 고기를 샀는데…」
「그건 생쥐들의 몫. 치즈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야. 숙녀의 기본 소양이지.」
「……」


 그런 말은 들어 본 적 없다.
 뭐 상관없겠지. 나즈린이 소매를 잡고 재촉하고 있다.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 그녀의 말에 따랐다.

 

 


「…과연 여기까지 오면… 힘들」
「상당히 샀네… 도와줄까? 조금 지나쳤다는 생각도 들고.」


 나는 조용히 끄덕인다. 나즈린은 쓴웃음을 지은 뒤 짐을 삼분의 일 정도 덜어 주었다.
 단번에 부담이 가벼워지고, 말하는 것도 힘겨웠던 상태에서 보통으로 걸을 정도까지 회복한다. 너무 많이 샀다는 것도 원인이지만, 자신의 약함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가끔 몸을 단련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꽤나… 무겁구나. 그렇게 비틀거릴 만도 하네.」
「… 역시 내가 전부 들까? 그렇게 무겁다 말하면 눈치가 보인다만.」
「하핫. 모두 너에게 맡기면 후 쓰러져 버릴 걸? 이정도가 딱 좋아. 게다가 지금 체력을 다 써버리면 곤란하고.」
「뭔가 다른 일이 더 있나?」
「응? 옷 같은 건 사지 않을 것인가라고 물은 건 너잖아.」


 설마.


「네 말도 일리가 있어. 가끔은 멋 부리는 것도 좋을지도. 외출복이 더 있어도 손해는 아니고.」
「어이 나즈린. 진심으로 내 가게를 망하게 할 셈인가? 나는 그렇게 돈이 많지 않다만.」
「응? 그것까지 너에게 기대하진 않았어. 물론 내가 지불할거야.」


 아, 그런 것일까. 깜짝 놀랐다.
 …뭔가 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만약 가게가 망하면 나에게 와도 좋아. 한 사람 정도라면 고용할 여유가 있고, 더부살이로 일하도록 해.」
「재수 없는 것을 말하지 마. 게다가 돈이 없어도 너의 신세를 질 생각은 없다.」
「그래. 그 기세야.」


 나즈린은 껄껄 웃는다. 그러나 비교적 현실성 있는 이야기인 만큼, 나는 아무래도 웃을 수가 없었다.


「자, 그럼 돌아갈까. 짐을 두고 좀 쉰 뒤 다시 나가자.」
「함께? 나도 가는 건가?」
「혼자서 옷 따위를 봐선 아무 재미도 없어. 누군가와 함께 보니까 재미있는 거야.」
「음… 그런 건가?」
「그런 거야. 정말, 당신은 여심이라는 것을 조금도 이해하고 있지를 않네.」


 분개한 것처럼 나즈린은 한탄하는 소리를 낸다.
 내 옷은 매번 디자인은 비슷비슷하다. 일단 모양 등은 약간 바꾸기도 하지만, 외형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옷에 담는 의미와 효과가 중요한 것이다. 느낌만 좋으면 외관 따위는 중요하지 않는 것이다.
 즉 나는 옷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를 옷가게 따위에 데려가도 그다지 재미는 없을 것이다. 물론 나 자신도 재미없다.
 그 정도는 그녀도 충분히 알고 있을 터지만… 그래도 한번 쯤 보고 말해보라고 하겠지. 귀찮다.


「자, 빨리 가자. 우물쭈물하고 있으면 날이 저물어 가게가 닫혀버려. 서둘러야해.」
「그렇게 서두르지도 충분히 늦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아아 알았어. 가자. 그렇다고 그렇게 무서운 얼굴을 하지 마.」


 다른 소녀들이라면 아직 어느 정도 귀여움이 있지만… 나즈린은 노려보면 등골이 오싹하다. 아마 농담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기분 때문이겠지.
 아무튼 반대할 생각 따윈 전혀 없다. 여기선 솔직하게 말에 따르도록 하자. 그렇게 결정하고 향림당에 돌아가려고 할 때였다.


「우아앗!?」


 순간, 우리들의 눈앞에 검은 그림자가 가로질러 나즈린에게 부딪친다.
 급작스러운 일에 대응하지 못하고 균형을 잃은 그녀는 그대로 뒤에 있는 나에게 쓰러진다.
 당연히 나도 양손을 쓸 수 없었기에 그대로 함께 넘어져 버렸다.


「이봐, 나즈린, 괜찮은가?」
「아… 나쁜 사람이네, 한 눈 팔고 있었던 것 같아.」
「아니, 확실히 저쪽에서 부딪혀… 어라? 사라졌네. 도망갔나?」
「아이일까? 장난기 있는 것은 좋지만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그런데.」


 나즈린은 흙먼지 투성이 된 옷을 손으로 털어낸다. 나도 일어서서 똑같이 행동하며 말했다.


「하지만… 손이 막혀있는 것도 위험하네. 지금처럼 누군가에 부딪쳐 버릴지도 모르고, 만일 소매치기 당했다고 해도 대처할 수가 없군.」
「소매치기라고? 흐흥.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분실물 찾기야 말로 나의 특기.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이 펜듈럼만 있으면- 어라?」


 나즈린의 손은 작은 가슴 앞에서 멈춘다.
 그리고 곧바로 짐을 내 버리고 당황한 모습으로 몸 곳곳을 뒤지기 시작한다. 봉지의 내용물은 이미 엉망이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쓰지도 않고 그녀는 여기저기에 손을 넣는다.
 곧 찾을 수 있는 곳을 모두 찾아봤는지, 나즈린은 멍하니 서서 중얼 거렸다.


「뭐야…? 내 소중한, 펜듈럼이- 없어!」
「아아, 없네.」
「분명 가져왔어… 아까까지 내 목에 걸고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사라졌어.」
「그렇다면 도난당한거군. 부딪혔을 때 혼란을 틈타 훔친 것 아닌가? 보석 따위로 오해하고 말이야.」


 비통한 목소리로 그 자리에 주저앉은 나즈린. 얼굴을 아래로 향해 망연자실하고 있는 것 같다. 꼬리도 축 늘어져하게 기운이 없다.
 상당히 빨리 도주했다. 지금부터 뒤쫓아도 늦을 지도 모른다. 원래 얼굴도 모르기 때문에, 태연하게 걸어가거나 하면 다른 사람과 분간 할 수 없을 것이다.
 흠, 어떻게 위로하지? 그런 것을 생각하자 문득 그녀가 어깨를 떨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울고 있는 것일까- 아니, 다르다.
 웃고 있다.


「후후후… 이 나에게서 물건을 훔치다니… 이 나즈 평생의 불찰…!」
「어, 어이 나즈린? 괜찮나?」
「그러나 표적을 잘못 골랐어. 하필 날 노린 것은 불운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어.」
「…괜찮아 보이는군.」
「각오해라 도둑 놈! 지금 찾아 주지! 나와라! 다우징로드!」


 그렇게 외치곤 일어나서 어디에서 꺼냈는지 두 개의 쇠막대를 들고 말을 계속했다.


「무조건 찾아 주겠어. 가라 다우징! 펜듈럼의 소재를 찾아!」


 그리고 상체를 돌리고 손을 크게 뒤로 당겨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힘껏,
 던졌다.
 회전 부메랑처럼 공중을 날아가는 쇠막대. 사람들 사이를 교묘하게 비집으며, 초스피드로 바람을 가른다.
 한편 나즈린은 마치 중요한 일을 끝낸 듯 한 상쾌한 미소로 이마를 닦고 있었다.


「뭘 하고 있는거냐 넌! 왜 저런 물건을 던졌다!」
「시끄럽네… 무엇을 초조해하고 있는 거야. 걱정하지 않아도, 저것은 위험한 물건이 아니야.」
「위험이 아니라고… 그럴 리가 없잖아? 누군가에게 맞기라도 하면 확실히 부상이다만.」
「저건 최근 개조 한 거야. 자동으로 찾는 것을 추적 해주는 거야. 목적물 이외의 물건에 충돌 할 것 같으면 자동으로 피한다. 그대도 봤지?」
「그야 봤지만… 그래도」


 확실히 그녀의 말대로 쇠막대는 때때로 갑자기 상승 하거나 좌우로 돌거나 이상한 행동을 한다. 그럴 때는 대개 원래의 진행 방향에 사람이 있는 것으로, "자동으로 피한다"는 것일 것이다. 안전한 건 맞는 것 같다.
 너무나도 자신만만한 그녀의 말과 실제로 목격 한 움직임을 보고 결국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탐정이라면 이 정도의 도구는 가지고 있어야지. 그 유명한 소년 탐정단도 7가지 도구를 가지고 있잖아. 너라면 알겠지?」
「알지만… 그건 조금 다른 느낌 같다만.」
「세세한 건 신경쓰지 마. 자, 우리도 쫓는 거야! 범인이 누군가 이 눈으로 똑똑히 보겠어!」


 나즈린은 갑자기 쇠막대가 날아간 궤적과 마찬가지로 사람 사이를 누비며 간다. 원래부터 발이 빠른 그녀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멀리 가버렸다.
 자신의 양손에 들고 있는 짐과 땅에 버려진 짐을 보며 깊은 숨을 내 쉰다.
 어차피 귀찮은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가지 않으면 더 귀찮은 일이 될 것 같아.
 휴,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나는 단단히 각오하고 짐을 그 자리에 두고 그녀의 뒤를 쫓았다.

 


 철봉은 여전히 빙글빙글 돌며 계속 먼 모퉁이를 우회전했다.
 곧바로 묵직한 땅울림과 비명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나즈린, 혹시 그거 …」
「빙고! 범인은 분명히 반대편에 있을 거야. 서둘러!」


 전혀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더욱 더 빠르게 달린다. 나도 다른 사람에 부딪힐 뻔 하면서 필사적으로 그 뒤를 달렸다.
 이윽고 나즈린보다 조금 늦게 모퉁이에 도착하고 거기서 우회전한다. 갑자기 시야가 하얗게 주위가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어쩐지 숨쉬기도 괴로운 생각이 든다. 아마도 아까 소리의 원흉 -나즈린의 로드가 흙먼지라도 일으킨 거겠지. 땅을 진동시킬 정도의 충격이라면 이 정도의 흙먼지가 일어도 이상하지는 않다.
 소매로 코와 입을 막고 다른 손으로 주변 공기를 휘젓는다. 조금 지나면 점점 하얀 공기도 희미 해져오고, 주변의 상황이 점차 보이게 되었다.


「…이것은」


 나는 조금 앞에서 웅크리고 기침하고 있는 나즈린. 또한 그 조금 앞에는 푸른 수정체의 펜던트가 떨어지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저게 펜듈럼 일 것이다.
 그러나 나의 시선은 거기보다 더 앞에서 쓰러져있는 범인 - 아니, 범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두 개의 쇠막대 아래에 겹쳐 쓰러진 세 소녀.
 뒷모습만 봐도 누구인지 알 정도인 그녀들의 모습에.

 

 


「아… 뭐야 도대체 우리들을 이곳으로 데려 와서 어떻게 하려는 거야? 놀고 있을 틈은 없는데 말이야.」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보기 드문 '핵에너지'인지 뭔지의 실태… 보도하면 급격한 인기 상승은 확정입니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우물쭈물하고 있으면 누군가 선수 칠지도 모른다고요.」
「우뉴!」
「조용히 해! 경찰에 알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낫다고 생각해. 원래대로라면 지금 쯤 철장에 갇혀있을 테니까 말이야.」


 나즈린은 약간 화난 목소리로 의자에 묶인 그녀들을 노려본다.
 펜듈럼은 되찾았지만 일단 따끔한 맛을 보여주지 않으며. 그렇게 말하고 나즈린은 그 자리에서 그녀들을 잡아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온 것이다.
 도망치려해도 바닥에는 무수한 작은 쥐들. 여차하면 이 녀석들을 이용할 셈이다. 용의주도하다.


「…안되겠네 이거. 말이 통하지 않는다. 코우린이 어떻게든 말을 해줘. 우리가 그런 것을 훔쳐갈 리 없다고 말이야」
「그렇다고 해도… 특히 너는 전과가 있는 것이니까.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마리사, 너다.」
「우아아, 돌봐 준 은혜를 잊고. 두고 봐.」


 오른쪽에 앉아 혀를 내밀서 나를 째려보는 금발의 소녀- 키리사메 마리사. 물론 그녀가 돌봐준 기억은 없다. 민폐가 아닐 수 없다.
 그녀는 "빌려갈게"라며 내 가게의 상품을 가져가는 일이 자주 있었다. 기한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물론 그런 말이 통할 리가 없기 때문에 지금 그녀는 외상이 꽤 쌓여있는 상태다.
 그런 도둑의 일을 하고 있던 경위가 있기 때문에,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그녀라고 할 수 이다.


「아야야, 혹시나 우리가 도둑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것은 원죄라는 것이에요, 점주 씨?」
「너도 꽤 머리가 도니까. 비싼 물건이라고 점찍고 훔쳤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지는 않다. 게다가 가장 의심 받기 쉬운 사람이 옆에 있으니까 더욱 그렇다.」
「…흥. 아무래도 좋아요. 하지만 우리 안에 범인이 없었다면… 그 때는 각오하세요.」


 겸손한 태도에서 벗어나 사냥감을 노리는 듯 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까마귀 텐구 신문쟁이 샤메이마루 아야. 교묘한 화술을 이용해 나를 현혹 시키려 했겠지만, 효과가 없어 보이자마자 바로 본성을 드러낸 것 같다.
 또는 모욕 받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텐구는 상당히 자존심이 높으니까. 실제 힘은 강하고 너무 도발하는 듯 한 말을 하는 것은 그만두는 것이 좋을지도.


「우뉴… 여기 어디? 지령전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여기는 나즈 탐정 사무소. 그대는 지금 거기에 있는 나즈린의 펜듈럼을 훔친 혐의로 잡혀있어. 부디 끝날 때까지 얌전히 있어줄 수 없을까.」
「음…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사토리님께 혼나 버려. 최대한 빨리 해줘.」
「네네」


 마지막 지옥 까마귀의 우츠호. 지난 간헐천 이변 때의 주모자 같다.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의 대화 모습만 봐도 머리가 그렇게 좋지 않은 것 같아. 우선 범인에서 가장 멀어 보인다.
 이상이 모퉁이 쓰러져 있던 세 소녀들의 내역이다. 즉 이 안에 범인이 있다는 것인데 -전부 의심스럽다
 마리사는 개인적으로 감싸고 싶지만, 평소의 품행이 너무 나쁘다. 아야는 머리가 좋지만 그만큼 위험하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논외다.
 또한 모두들 어느 정도 발이 빠른 것 같다.(지옥 까마귀는 핵의 힘을 사용하여 고속 이동한다고 레이무에게 들었다. 조금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 점을 이용할 수는 없다. 음, 어떻게 범인을 확정할 것인가…


「…근데, 하나 묻고 싶은 것이 있어.」


 내가 세 소녀와 응답하는 동안 방구석에 가만히 팔짱을 끼고 골똘히 생각하던 나즈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응? 뭐야?」
「너는 그 금발의 아가씨와 아는 사이야? "코우린"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아, 마리사 말인가? 그녀는 옛날부터 알던 사이야, 그녀의 아버지에게 신세를 지곤 했어. 곧잘 향림당에 살다시피 하고 있지만… 아직 만나지 않았었나?」
「본 적도 없어. 있잖아… 마리사랑 얼마나 친한 거야? 사실 연인 이라든지?」
「아니라고 할까, 왜 그런 이야기까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지? 지금 생각할 것은 범인이 누군지 찾는 것 일 텐데.」
「그 범인을 좁히기 위해 듣는 거야. 너와 관계가 있었다면 거기에서 실마리를 찾을지도 몰라. 정보를 얻는 거야.」
「…그것도 그렇다. 표적이 된 원인은 나에게 있을 수도 있다, 또는…」


 나즈린의 물건이 도난당한 원인은 그녀도 단정 할 수 없다. 애초에 그녀와 이 세 사람은 안면이 없는 것 같고, 어느 쪽 인가하면 나와의 연결을 찾는 것이 빠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원인이 나인 것도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녀들에게 뭔가 나쁜 짓을 한 기억은 없다. 오히려 잘 대해준 편 아닐까? 감사하는 것은 있어도 원망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음, 이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제대로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했더니 나즈린이 문득 뭔가 생각 난 것처럼 꼬리를 세웠다.


「…그렇다. 그게 있구나. 그래그래.」
「응? 뭔가 비책이라도 있나?」
「뭐, 있어. 따라와 봐.」


 그녀에게 손을 끌리며 나는 사무실의 더욱 안쪽의 방으로 데려져 간다. 용의자 세 명의 비난 가득한 시선을 뒤로 가득 받으면서.

 


 방안에 들어가 천천히 문을 닫고 나서, 나즈린은 조용히 웃기 시작했다.


「이런 일도 있으리라고 만일을 생각하여 가져왔지만… 적중했던 것 같다. 역시 준비는 꼼꼼히 해놔야 한다.」


 그렇게 말하고, 나즈린은 품에서 하늘색 셔츠에 분홍색 치마, 검은 머리띠와 얇은 빨간색 신발, 게다가 얇은 관이 몇 개나 나온 서드 아이를 꺼냈다.
 바로 "코메이지 사토리 변신 세트"이다. 가져온 거냐.


「내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오고 있던 것은 그렇다 치고… 그걸로 어쩔 거지? 미리 말하지만 나는 입지 않는다.」
「바보. 내가 입을 거야. 조금 자기보다 주변에 관심을 둬 보는건 어때?」
「네가 입을 건가? 그토록 꺼리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 그러한 말은 사치야. 게다가 마음을 읽으면 저절로 범인을 찾을 수 있어. 가장 빠르고 영리한 수단이야 」


 영리한 수단, 이라…
 이 경우 영리하다기보다는 교활하다고 말하는 편이 적절하지 않을까.


「자 자, 빨리 나가. 갈아입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으니까.」
「우앗」


 어느새 내 뒤로 돌아선 그녀에 밀려 억지로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다 갈아입으면 부른다며 힘차게 문을 닫았다. 직후 철컥 하고 문을 잠그는 소리까지.
 …데려온 것은 너다만. 쫓아낼 정도라면 처음부터 옷을 갈아입은 후 와라.
 답답함과 조바심이 온 몸을 감싼다. 그래도 나는 그 자리를 서성거리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갈아입은 후 불려 다시 문을 열었을 때, 나는 무심코 숨을 삼켰다.
 왜냐하면 눈앞에 서있는 그녀가 - 순간 사토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머리에서 뻗어가는 관은 앞가슴의 눈에 연결되어 있고, 서드 아이에서도 사방팔방 관이 뻗어 나와 각각 몸에 휘감아 각 손발 끝 하트 모양의 노란 버튼에 연결되어 있었다.
 아무튼, 체형이 비슷한 탓도 있는 것일까. 그러나 그 이상으로 문제인 것은-


「…상당히 왜소하구나.」
「첫마디가 그거야? … 좀 더 뭔가 다른 할 말은 없어? 응?」
「…무슨 말을 하라는 거지? 뭔가 걱정스러운 거라도 있나?」
「…그랬지. 너는 안 되겠네. 포기했어. 가자.」


 나즈린은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혼자 방을 나가 버렸다. 나도 당황해서 뒤를 쫓는다.
 그렇다 치더라도, 도대체 무엇이 안 된다는 것일까. 아무런 설명도 없이 마음대로 실망해도 곤란하다. 단지 나를 비방하고 싶은 것 뿐 아닌가?
 거기까지 생각하다 문득 그녀가 이미 사토리의 능력을 얻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즉 내이 생각조차 누설되고 있다. 너무 서툰 것은 생각하지 말자.


「그 말대로. 내 욕 따위는 함부로 머리에 떠올리지 마. 그건 그렇고, 당신은 상당히 시시한 것을 생각하네. 좀 더 그 뇌 세포를 유효하게 사용하게 써 봐.」
「시시하단 말은 실례다. 멋대로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읽다니 무례하군.」
「이런, 사토리는 그런 요괴가 아니었나? …후훗. 뭐, 잠깐이지만 마음껏 즐기기로 할게.」


 어깨를 흔들며 웃는 나즈린. 그 모습을 보면, 사토리에게 반환 할 때까지 며칠을 생각하고 기분이 무거워져 버리는 것이었다.

 


 문을 열고 우리가 다시 용의자들이 모이는 방에 돌아가자 그녀들은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즈린 쪽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직후, 마리사와 아야가 갑자기 터졌다. 나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 기분은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토리의 모습을 한 나즈린은 -즉 사토리 자신도 그렇긴 하지만 키 작은 유치원생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너 확실히… 나즈, 라고 했나…? 그 모습… 코스프레야?」
「나즈린이다. 코스프레가 아니야」
「자, 잠깐 기다려주세요? 그 옷… 사토리 씨, 맞죠? 근데 왜 당신이?」
「약간 사정이 있었어. 뭐 신경 쓰지 마.」
「그렇습니까… 그나저나 어울립니다 그 옷!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그건 아무래도…? 」


 뭔가 이상하다고 눈치 챘을 것이다. 나즈린은 팔짱을 끼고 눈살을 찌푸리고 두 사람의 얼굴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내 쪽으로 돌아 서서 외쳤다.


「너 왜 그런 중요한 것을 말하지 않았어!? 유치원생 이라니! 바보 취급 하는 거야!」
「바보라고는 하지 않았다. 라고 할까 깨닫지 못했나? 직접 보면 금방 알 텐데.」
「그 방에는 거울 같은 거 없었다고! …우우- 이런 모욕을 받다니… 충격이야…」


 고개를 푹 숙이고 양손으로 얼굴을 덮는다. 흠, 그렇게 창피 했을까. 조금 나쁜 짓을 했구나.
 뭐, 어느 쪽이라도 마음을 읽을 거라면 이 모습은 보는 것이고 일일이 꺼리는 것 보다는 이쪽이 좋았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역시 어딘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이런 일로 굴복할까보냐! 자 너희들! 각오해라! 이 세 번째 눈이 있는 한 진실은 언제나 하나인 것이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일어서서 소리치는 나즈린. 아직 얼굴이 새빨갛다. 자포자기 한 건가?
 어찌 되었든 이리하여 사토리 식 심문이 시작된 것이었다.

 

 


「이상해! 이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어!」
「이상하다고 말해도… 너 자신이 직접 보지 않았나? 그렇다면 그것이 사실 아닌가.」
「그렇다고 해도… 너도 그 현장을 봤잖아? 그러면 이 안에 범인이 있는데 당연하잖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지?」
「하지만 훔쳤다는 기억을 가진 사람은 세 명 가운데 있지 않았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더라도 그것이 사실이다. 얌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내 말에 나즈린은 머리를 안고 있다. 그것도 그럴 것이다. 어쨌든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셋 모두가 범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먼저 나즈린은 동요하게 만들려는 것처럼 이번 건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했다.
 사토리는 지금 생각을 읽을 수 있을 뿐 기억 자체까지는 찾지 못한다. 사건에 관련된 일을 언급하는 것으로, 바닥에 침전 된 기억을 캐내려 한 것이다.
 허나 그 결과는 헛스윙. 누구에게서도 범인임을 나타내는 것 같은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한명씩, 나즈린은 독방에 한 명씩 용의자를 불러 심문했다. 그러나 이것도 실패. 아무리 말해도 도둑은커녕 나즈린의 펜듈럼에 대한 정보조차 꺼낼 수 없었던 것이다.
 즉, 그녀들은 나즈린의 펜듈럼의 존재조차 몰랐다.
 그리고 우츠호는


「우뉴! 사토리님! 왜 여기 있나요?」


 이다. 논외이다.
 아무튼 이 까마귀는 처음부터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두 사람은 흔들리지 않을 리가 없다. 어느 쪽도 머리로 생각하는 타입이니까. 범인이라면 곧 판명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즈린의 추리는 완패 한 것이었다.


「우으… 납득할 수 없어. 내 추리는 완벽한 것… 무엇보다 그 펜듈럼이 떨어진 곳에 그 세 사람이 있었어. 오히려 그 밖에 누가 있어?」
「누가 범인이었다고 해도 지금 펜듈럼은 수중에 있다. 그걸로 좋지 않을까? 사실 잃어버린 물건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자네는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경향이 있지.」
「그래도… 그래도…」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다. 몇 번이나 코를 훌쩍이며 필사적으로 울지 않도록 버티고 있지만 그것도 시간문제다.
 그녀는 자존심이 높다. 완패를 당한 경험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완전히 콧대를 꺾인 그녀는 단지 한 명의 소녀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쓱 머리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몇 번 쓰다듬는다. 그러자 나즈린의 인내는 한계를 넘은 것 인지, 나에게 얼굴을 묻어 본격적으로 울기 시작했다.
 아무리 달래도 전혀 울음을 멈추는 기색은 없다. 그저 눈물을 흘리는 뿐이었다.


「범인을 잡아주겠다라니,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어이 코우린. 노닥거리는 건 상관없지만, 우리들을 해방하고 해주지 않을까? 적당히 묶여있는 것도 이제 힘든데..」
「응? 아 미안하다. 지금 풀어 줄게.」


 여전히 나즈린을 놔둔 채 개개인의 구속을 푼다. 정말 미안한 일을 한 것이다.


「에구구… 온몸의의 뼈가 삐걱 거리는 것 같군.」
「정말로 당분간 자유롭게 핵도 사용하지 못 할거야.」
「그러게요… 결국 아무도 범인이 아니었어요. 어떻게 책임을 질 건가요?」
「아… 그것은… 그래, 추가로 신문을 반 년 간 구독하지. 그걸로 용서 해줘.」
「일 년」
「…알았다. 일 년 동안 신문을 추가로 구독할 것을 약속한다.」
「좋아요. 계약이 성립되었네요.」


 생긋 웃으며 아야 말한다. 이 정도로 용서 해주는 것이니 싼 것일까… 아니, 역시 비싸다.
 그 뒤 마리사는 매직 아이템을 제작, 우츠호는 두 주간 삶은 계란 선물의 약속으로 어떻게 든 용서 받았다. 성가시게 한 것은 이쪽이기 때문에 사과를 하는 것은 당연한 거니까… 왠지 석연치 않다. 특히 마리사에 대해.
 마지막, 돌아갈 때에 그녀들이 보여준 악마 같은 미소를 나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해결됐으니까, 아무튼 좋은가? 그렇게 억지로 자신을 설득하며 이번에는 울보가 된 탐정을 어떻게 달랠까를 고민하는 나였다.

 


 그런데 내게 한 가지 드는 생각이 있다.
 까마귀라는 것은 실로 반짝반짝 빛나는 물건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렇게 장식품 따위는 특히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 생각나는 것은, 까마귀 텐구와 지옥 까마귀의 존재이다. 그러나 전자는 요괴, 그것도 텐구이며 지능은 인간의 그것조차도 능가한다. 본능을 억제하는 것은 쉽다.
 그렇다면 후자는 어떨까라고 말하면, 역시 동물이기 때문에 그 근처는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본능을 드러내며 덤벼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마음을 읽어도 범인임을 알 수 없었는가. 그것은 그녀의 기억에서 유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미안한 말이지만 그녀는 공교롭게도 머리가 그렇게 좋지 않다. 세 걸음만 걸으면 어떤 상황인지 잊어버릴 것이다. 복장만으로 나즈린을 자신의 주인이라고 판단했을 정도니까.
 그래서, 그것이 허점이었다. 그녀는 범행의 기억 자체를 이미 잊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두 앞뒤가 맞지 않을까.
 물론, 이것은 나의 추측이다. 하지만 범인은 그 세 사람 이외의 다른 사람이란 생각보다는 상당히 현실적인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뭐, 이제 와서 새삼 다시 파낼 생각도 없는 것이지만 그랬을지 모른다. 단지 그것뿐인 이야기다.
 그런데, 나즈린을 달래기 위해서는 홍차라도 끓여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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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나즈린을 울려'대 등장! 총 한명! 즉시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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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하게 보고 새벽 2시부터 했는데 지금까지 했습니다. 만만하지 않네요.
그리고 첫 번역입니다.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피드백 해 주세요.


그리고 제목 번역하면서 깨달은 건데 제목이 노래 가사였네요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찾기 어려운 것입니까 가방 안에도 책상 안에서도 찾았지만 발견되지 않는데 아직도 찾아 생각합니까 더 나와 춤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