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도르 스칼렛 25화: 신수와 달의 현자

동방영야초

난이도 Normal

동행자 호라이산 카구야

4. 신수와 달의 현자

 

 

 

 

 

여기가 하쿠레이 신사구나.”

천천히 하쿠레이 신사에 내려서, 카구야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도르는 도르대로 레이무의 주거지에 뛰어들어갔다. 정문에는 자물쇠가 걸려 있지만, 툇마루의 문으로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일부로 무녀의 집에 침입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들어가도 훔칠 만한 건 아무것도 없다.

집 안에 들어가 차례대로 방을 살펴보지만, 전혀 찾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항상 자고 있는 방에 아직 이불도 깔려있지 않았다.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뛰쳐나가면, 카구야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 도르. 아무래도 여기에는 이젠 없는 것 같아. 아까부터 찾고 있지만, 아무래도 저쪽에서 뭔가 큰 힘이 격돌하고 있는 것 같다. 가보자.”

카구야가 가르킨 방향을 보고 도르는 깨달았다. 그 앞에는 마을이 있다는 것을.

저쪽은 마을이야. 빨리 가자! 카구야!”

, 그래.”

도르의 강한 말에 순간 기가 죽은 듯 했지만, 카구야는 곧 정신을 차리고 뛰어올랐다. 그 뒤를 도르도 따랐다.

마을은 비교적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하늘에서 볼 때는 특별히 이상이 있어보이진 않았다. 그 광경에 일단은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도르는 발견했다. 마을의 변두리에 누군가 쓰러져 있는 것을.

천천히 땅에 내려서, 쓰러진 자에게 접근한다. 카구야도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케이네?”

쓰러진 인물은 낮에도 봤던 서당 교사, 카미시라사와 케이네였다. 그러나 지금은 언제나의 파란색 옷이 아니라 녹색을 기조로 한 옷을 입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머리에서 돋아난 두 뿔이 특징적이었다.

케이네!”

소리치며 도르는 가까이 다가섰다. 옷도 몸도 너덜너덜한 모습을 보고 곧바로 회복 마법을 걸기 시작했다. 그러나 5초도 채 지나지 않아 갑자기 목을 붙잡혀 당겨졌다. 엉덩방아를 찧으며 뒤로 쓰러졌지만, 시야의 끝에 날카로운 무언가가 스쳤다.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눈 앞에 있던 것은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속도. 도르를 끌어낸 것도 케이네를 날려버린 것도 카구야였다.

저기, 카구야?”

미안 도르, 지인인 것 같지만, 저대로 둘 수는 없어.”

당황하는 도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카구야는 나른한 듯이 옷소매에서 나뭇가지 같은 것을 꺼냈다. 끄트머리에 화려한 진주가 달린 지팡이 같은 것이었다.

날아간 케이네는 그것대로 꽤나 무서운 모습이었다. 만신창이의 몸을 이끄는 모습은 조금 안쓰럽지만, 새빨갛게 물든 눈은 이쪽에 명백한 적의를 향하고 있고 손가락에서 나 있는 긴 손톱은 확실히 흉기로도 쓸 수 있을 정도였다.

변해버린 케이네의 모습에 당황하는 도르를 무시하고 둘은 전투를 시작했다. 먼저 움직인 것은, 케이네로 보였다. 케이네는 빠른 움직임으로 교란시키며 카구야와의 거리를 좁혀 간다. 하지만 카구야에게 일정 거리 이상 다가서지 못했다.

어느 정도 접근하면 카구야는 날려보냈다. 몇 번이고 카구야에게 가까이 가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단지 그 몸의 상처가 늘어날 뿐이었다.

대조적으로 카구야의 상태는 지루하다는 것에 가까웠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케이네를 격퇴하고 있다. 어떤 구조인지 도르는 알 수 없지만, 확실히 무언가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인은 케이네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 잠시후 졸리단 듯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그만둬 카구야!”

도르는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목소리를 높였다. 카구야에 앞에 서서, 케이네로 보이는 것을 감싸듯 양손을 펼친다. 그 행동에 약간이지만 카구야의 눈동자에 당혹감이 비춰졌다.

비켜, 도르.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인이라도, 저건 제 정신이 아니야.”

, 아니야분명 뭔가 실수가

그렇대도이런 일은 하지 않아.”

카구야의 목소리를 듣고 곧바로 도르의 뒤에서 소리가 울렸다. 돌아보면 케이네는 또다시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아까부터 도르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잖아? 그대를 위험하게 만들 수는 없어.”

카구야의 결의는 강하다. 도르와의 대화를 억지로 그만두고 케이네를 공격하고 있다. 계속해서 상처가 늘어나는 케이네를 보고 도르는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되었다.

안돼! 카구야 그만 둬! 내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소리에 놀란 카구야를 뒤로 하고 도르는 케이네를 마주본다. 카구야에 의해 여러번 공격당한 몸은 너덜너덜하지만, 이쪽에 계속 적의를 표출하고 있다.

케이네! 케이네! 제정신으로 돌아와!”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라고 얘기하지만 케이네는 망설이는 모습조차 없이 도르를 향해 돌진한다. 속상한 듯 입술을 깨물고, 도르는 양손을 앞으로 뻗는다. 케이네의 손톱과 도르의 방패가 소리를 내며 충돌한다.

그만둬 케이네! 그만!”

몇 번이고 말을 걸지만 케이네의 공격은 그치지 않는다. 그 모습에 카구야는 도르에게 말을 건다.

소용없어 도르. 너의 목소리는 닿지 않아.”

그렇지 않아!”

카구야의 말을 싹둑 자르고, 도르는 방패를 거두었다. 예상 외의 행동에 카구야의 눈이 번쩍 뜨인다. 그 얼굴이 괴로운 듯 일그러진 것을 도르는 모른다.

눈을!”

그것은 이 환상향에 와서 첫 공격. 마법이 아니라 손바닥으로 힘껏 케이네의 뺨을 두드린다. 잠시 멈칫한 케이네였지만, 곧바로 팔로 인형을 날려버렸다. 땅을 구르는 도르를 카구야가 붙잡는다.

, 도르!”

케이네!”

카구야의 걱정에도 아랑곳않고 도르는 케이네의 이름을 부른다. 덩달아 케이네를 본 카구야는 말을 잃었다.

케이네는 머리를 누르며 무언가 이상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마치 무언가와 싸우는 듯 괴로워하고 있었다.

케이네! 케이네!”

도르가 외치면 외칠수록 케이네는 괴로운 듯 신음했다. 거기서 카구야는 깨달았다. 그 케이네가 왜 공격적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어쩌면. 그렇게 생각한 카구야는 손을 들었다. 케이네를 감싸듯 결계가 전개된다. 그리고 케이네는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졌다.

케이네!”

도르는 황급히 케이네에게 다가간다. 결계에 막히는 일 없이 안으로 들어가 케이네에게 회복 마법을 걸기 시작했다.

과연그런 거였군.”

그 뒤에서, 카구야의 중얼거림은 들리지 않았다.

결계 안에 누워있는 케이네의 복장은 언제나처럼의 푸른 옷으로 바뀌어있었다. 머리에서 난 뿔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듯 사라져 버렸다.

원인이 저 달이라고 생각해서 차단했어. 아마 이제 괜찮을거라 생각해

고마워 카구야! 카구야 덕분이야!”

, , 그래, 이정도야.”

결계를 뚫고 다가온 카구야가 설명한다. 은혜를 입은 것을 돌려주기 위해 도르는 열심히 감사 인사를 했지만 그 곧은 마음은 카구야에겐 너무 눈부셨다. 시선을 피하며 뺨을 긁적인다. 그 뺨은 어렴풋이 붉게 물들어 있었지만 도르는 알아채지 못했다.

도르는 케이네의 치료에 집중했다. 그리고 케이네는 천천히 눈을 뜨고 있었다.

도르?”

어떻게든 상반신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여전히 몸은 만신창이이다. 그런 그녀가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리는 것은 당연했다. 도르는 황급히 케이네를 제지했다.

움직이지마, 케이네. 아직 상처가 낫지 않았어.”

고마워 도르, 그렇지만 폐를 끼쳤네.”

원인은 저 달 같은데, 괜찮은 거야?”

팔짱을 끼고 가만히 쳐다보던 카구야가 달을 흘끗 보았다. 두 달은 변함없이 셋을 비추고 있다.

, 아까의 폭주는 약해져 있어서 그래. 지금은 괜찮아. 이 결계가 없어져도 모습은 변하겠지만 아까처럼 폭주는 하지 않아. , 감사합니다.”

감사라면 도르에게 하세요. 그 아이가 저를 막지 않았다면 그대는 지금 쯤 무사하지 못했을 거야.”

그렇게 말하고 카구야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변의 원인을 찾고 있을 것이다. 그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갑자기 오른손을 잡혔다.

도르, 이제 괜찮아, 충분해.”

웃는 얼굴로 말하며 케이네는 일어섰다. 하지만 그 몸에는 여전히 상처가 남아 있다.

, 그렇지만 상처가

문제없어. 여기까지 회복했으니 나머지는 자연스레 나을거야. 그리고 서둘러야 하지? 그럼 어서 가.”

, 알겠어. 케이네도 조심해.”

대답을 조금 주저했지만 조용히 달을 올려다보는 케이네를 보고 더 이상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정작 카구야는 케이네의 말에 즉시 결계를 해제했다. 결계를 해제하자마자 케이네의 모습이 바뀌었지만, 본인 말대로 의식은 분명한 듯 하다.

가자 도르왠지 농락당하는 것 같아서 분하네.”

?”

마지막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도르는 놓치지 않았다.

,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래도 주범이 이번에는 죽림으로 이동한 것 같아. 그래서 그래.”

그렇군요

조금 전까지 있던 장소에 목표가 다시 있다고 한다면 불평하고 싶어질 만도 하다. 어찌됐든 다음 목적지는 결정되었다. 둘이서 뛰어올라 이번에는 죽림을 향한다.

마을에서 비행한 지 약 15, 드디어 두 명은 죽림의 입구에 도착했다. 무성한 댓잎이 달을 가리고 안에는 어둠이 짙게 깔렸다. 그 안을 마치 자신의 정원처럼, 카구야는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자 도르는 의외의 인물들과 만났다.

마리사랑앨리스?”

대나무에 기대 휴식하고 있는 것은 익숙한 파란색 인형사와 그 짝인 검은 마녀. 두 사람의 너덜너덜한 옷을 보아 전투에서 패배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도르의 말에 두 마법사도 그녀의 존재를 깨닫고 놀란 표정이었다.

도르잖아. 이런 곳에서 보다니 드문 일이네.”

, 카구야와 함께 이변을 해결하러 왔어.”

그렇게 말하고 회복 마법을 걸려고 접근하려하자 도르의 어깨가 잡아당겨졌다.

이번엔 도르는 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 카구야는 두 마법사에게 치유술을 걸었다. 순식간에 그들의 상처는 아물어간다.

고마워.”

카구야야. 호라이산 카구야. 도르를 너무 무리하게 하고싶지 않아서 그런 거니까, 감사 인사는 하지 않아도 괜찮아.”

둘에겐 관심없는 듯 카구야는 이렇게 말했다. 어이없어하는 두 명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카구야는 바로 발길을 돌려 도르에게 돌아간다. 마찬가지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도르를 보고, 카구야는 갑자기 미소지었따.

미안해, 나도 잘 지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할 이유가 있어. , 얼른 이변을 해결하러 가자.”

의미심장한 표현을 하는 카구야에 도르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곧 그 뒤를 추격했다.

 

계속 달린다. 경치가 전혀 변하지 않는 죽림을 도르는 계속 달렸다. 이 앞에 있는 것은 영원정. 그리고 도르의 예상이 맞다면 거기에 이변의 주모자가 모여있을 것이다. 이변을 해결하자고 말한 것은 호라이산 카구야지만, 그녀는 지금 도르 옆에 없었다.

이야기는 5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은 영원정에 용무가 있는 사람들이 많더니만역시 네녀석의 소행이구나, 카구야.”

그렇게 말하며 불꽃과 함께 앞길을 가로막은 것은 은발의 머리를 밤바람에 나부끼는 후지와라노 모코우였다. 그녀의 등장은 카구야도 의외였는지 한순간이지만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아니, 나는 이변을 해결하려 온거야. 비켜, 모코우.”

멋대로 이름 부르지 마라그리고, 믿을 수 없어.”

모코우도 내 이름 부르고 있잖아?”

모코우라는 말을 강조하며 카구야는 도발적으로 웃는다. 모코우의 눈썹이 꿈쩍 움직였다.

말투는 둘 다 정중하지만, 그 내면에는 다른 의도가 숨어있었다.

뭐 상관없어. 나랑 카구야가 만났으니, 결과는 하나밖에 없지.”

오늘은 사양하고 싶지만어쩔 수 없지. 도르, 미안하지만 혼자 가 줄래? 나도 곧 따라갈게설마 모코우, 도르도 보내주지 않으려는 건 아니겠지?”

중간까진 도르에게, 그리고 마지막엔 모코우에게 묻는다. 카구야의 물음에 모코우는 코웃음치며, 등에 홍염의 날개를 펼쳤다.

그럴 리가, 케이네의 소중한 제자에게 상처를 입힐 수는 없지. 먼저 가, 도르. 금방 따라갈게. 약해빠진 카구야 대신 내가 지켜주지.”

어머, 자신만만하네, 그 말 후회하게 해줄게

일촉즉발의 상황. 두 명의 험악한 분위기에 도르는 달리기 시작했다. 혼자 가는 것보다 이 공간에 계속 있는 것이 더 심장에 나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겨우 영원정에 도착했을때도 둘 중 누구도 따라오지 않았다. 플랑의 말을 들어보면 카구야만큼이나 모코우도 상당한 실력자기에, 빨리 결착이 나지 않을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조금 쓸쓸함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여기구나.”

, 커다란 힘이 많이 느껴져.’

플랑은 죽림에 들어간 이후로 말 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강한 요괴들이 모여있다는 것.

도르는 날아올랐다. 반응은 관의 안 쪽, 그 곳까지 도르는 날아갔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할말을 잃었다. 막강한 힘들의 충돌. 요력을 느낄 수 없는 도르도 충격을 느낄 정도다. 맞으면 절대 견딜 수 없는 공격들이 연달아 날아가고 있다.

확인된 것은 넷. 한 명은 영원정의 종자이며 카구야 왈 자신도 이길 수 없다고 하는 최강의 월인, 야고코로 에이린. 두 번째는 에이린이 활로 하는 공격을 잇달아 스키마로 막는 야쿠모 유카리. 세 번째는 그 옆에서 에이린을 공격하는 하쿠레이의 무녀, 하쿠레이 레이무. 그리고 마지막은 가장 에이린과 가까이 창을 휘두르는 작은 뱀파이어이자 도르가 가장 어려워하는 이름, 레밀리아 스칼렛.

마지막으로 스칼렛을 본 순간 심장이 격하게 뛰기 시작한다. 그래도 카구야의 바람을 무시할 수는 없다. 도르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소리쳤다.

그만, 다들 그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시선은 레밀리아를 향하고 있었다. 목소리는 굉음에 삼켜졌다. 목소리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았다. 레이무가 시야 한 구석에서 에이린의 공격에 의해 상처를 입었다.

그만 둬요!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에요!”

유유코는 살려 주었다. 스이카는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에이린과도 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서로 싸우는 모습을 도르는 보고 싶지 않았다. 친구가 상처 입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공격은 그치지 않는다. 유카리가 종횡무진 날아다니며 다친 레이무의 치료를 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에이린이 그렇게 두지 않는다.

어떻게 싸움을 멈출 수 있을까. 도르는 할 수 없었다. 몇 번이나 불러도 닿지 않는다.

레이무도 둔하네. 이렇게 친구가 일부로 와줬는데도 눈치 못채다니.”

도르는 막을 수단이 없다. 하지만 그녀는 다르다. 자칭 보통의 마법사, 키리사메 마리사는 수단을 갖고 있다.

도르 옆에 선 마리사는 팔괘로를 네 명을 향한 뒤 당돌하게 웃었다. 이윽고 그녀의 몸에서 마력이 차오른다.

, 너희들,”

넘쳐나는 마력의 크기에 플랑이 놀란 듯 중얼거린다. 말도 안돼라고.

나만 빼놓기냐!”

진심이야?!라고 도르는 소리칠 뻔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은 마리사의 손바닥에서 방대한 마력이 방출되었다. 눈부신 빛은 마치 영화에 나오는 레이저처럼 영원정 정원에 꽂혔다. 에이린도 유카리도 의외의 공격에 놀란 듯 했지만 둘 다 대단한 반응 속도로 즉각 피하고 있었다.

기다려요 유카리 씨!”

유카리와 에이린이 마리사의 마스터 스파크를 피한 것을 보고 도르는 바로 뛰쳐나왔다. 유카리 근처까지 와 에이린에게의 공격을 제지한다. 도르의 말에 유카리는 손을 내렸지만, 에이린은 그렇지 않았다.

갑자기 튀어나온 도르를 신경쓰지 않고, 그녀는 가장 성가시다고 판단된 유카리에게 화살을 쏘았다.

무방비한 몸을 향한 공격. 확실히 명중이라고 에이린은 확신하고 있었다. 도르의 앞에서 멈추기 전까지는.

에이린의 화살은 확실히 유카리를 노리고 있었지만, 유카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눈앞의 소녀가 그 화살을 놓칠 리 없다고 그녀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울리는 금속음. 고속으로 날아온 화살은 도르가 전개한 하얀 방패에 명중하고 지상으로 떨어졌다.

에이린 씨도 그만둬주세요! 대화로 해결해요! 뭔가 사정이 있는 듯 한데, 그렇다면 대화로-”

입 다물어!”

도르의 필사적인 말은 에이린의 마음에 닿지 않았다. 돌아온 것은 욕설과 살기. 활은 이제 유카리가 아니라 도르를 향하고 있었다.

말하면 안다고? 무슨 머리에 꽃이 핀 듯한 소리야. 내가 이변을 일으키고 그녀들은 그것은 막는다. 그것 뿐이야. 그리고 그런 귀찮은 짓, 그만 두지?”

에이린이 내뱉는 말에 도르는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환상향에 와서 세 번째의 거절의 말. 첫 번째는 레밀리아, 두 번째는 사쿠야. 그래서 도르는 무뎠다. 쏟아지는 악의를 견딜 수단을 갖고 있지 않았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고, 마음에는 슬픔만이 차오른다.

아니, 당신이 그만두게 될 거야, 에이린.”

밤하늘 아래 들리는 목소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