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플랑/도르 스칼렛 10화: 새로운 힘
동방홍마향
난이도 Tutorial
동행자 플랑도르 스칼렛
10. 새로운 힘
“결국 마력 자체를 느낄 순 없었네…”
파츄리가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도서관에 울린다. 계절은 한겨울. 홍마관에도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문지기 메이링은 상당히 두꺼운 옷을 껴입고 있다. 그런 추위에서도 파츄리의 마법에 의해 관 안은 따듯하다. 그 점은 역시 대마법사란 것이겠지만, 그 파츄리도 하지 못하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아직도 도르는 마력 자체를 만들 수 없었던 것이다. 2주동안 연습시켰지만 파츄리도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물론 마법은 개인차가 있고, 마력에 관해서는 타고나는 것도 한 요소지만 그 레밀리아의 동생인 플랑의 몸을 가진 도르가 마력을 다루지 못한다는 점은 이상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해도… 느껴지질 않아…”
그 도르는 지금 푹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봤다. 체내의 흐름을 감지하는 것은 물론, 파츄리의 마력을 받아보거나 도르 근처에서 마법을 써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원래부터 도르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것 같아.”
“네…”
도르는 그것만은 아니길 바랐지만, 2주 동안 연습해도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 이제 파츄리가 가진 해결책은 하나 밖에 없었다.
“…도르, 나를 향해 뭐라도 마법으로 공격해봐.”
“…에?”
도르는 얼빠진 소리를 내었지만, 파츄리는 무시하고 보라색의 복잡한 문양의 마법진을 전개했다.
어쨌든 해보자는 생각으로 도르는 팔을 앞으로 뻗고 어떻게든 공격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미지도 그려지지 않은 도르의 손에서 마법이 나올 리가 없다. 파츄리가 역시나, 라고 말하며 마법진을 소멸시킨다.
“뭐, 무리네. 유감이지만 마법은 쓰지 못할 것 같아.”
그 말에 도르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자신도 알고 있다. 이만큼 했어도 안된 것이다. 자신에겐 무리였던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어때?’
문득,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던 플랑이 목소리를 내었다.
반대로, 즉 파츄리가 공격하고 도르가 방어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파츄리에게 설명하면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상관없지만, 넌 다칠수도 있다고?”
‘괜찮아! 도르가 지켜 줄 테니까!’
플랑은 스릴 넘친다는 듯 외쳤지만 도르는 미묘한 기분이었다. 정말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파츄리는 언제나처럼 무표정하게 손가락을 움직인다. 순간 흰색과 황색의 빛이 도르를 감쌌다.
“약한 방어 마법과 회복 마법을 걸었어. 공격에 맞아도 피해도 줄고 상처도 빨리 회복될거야… 그러면 이제 갈게.”
파츄리가 손을 앞으로 뻗는 동시에 불덩이가 형성된다. 불꽃은 사납게 도서관을 비춘다. 불덩이의 크기가 충분해지자 도르를 향해 날라갔다. 도르는 순간적으로 양팔을 앞으로 내밀고 어떻게든 방어를 시도한다. 불덩이는 도르의 눈 앞에서 눈부신 빛을 발하며 폭발했다. 그리고 도르는 화염에 삼켜졌다.
굉음 후 정적이 주위에 깔린다. 그런 가운데, 파츄리는 가만히 한 점을 응시하고 있었다. 조금 전 폭발한 연기가 자욱한 그 장소를. 천천히 연기가 줄어들고, 도르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언제나 무표정하던 파츄리의 나른한 눈이 약간 커졌다.
도르는 분명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상처도 입고 있지 않다. 하지만 파츄리의 마법 때문은 아니다. 마법은 여전히 도르의 몸을 감싸고 있다. 보통 마법은 효력을 다했을 때 사라진다. 그렇다면 공격을 상쇄한 것은…
‘와! 대단해! 도르!’
플랑이 기쁜 듯 소리친다. 도르가 앞으로 내민 양 팔의 앞에는 새하얀 벽 같은 것이 전개되고 있었다. 그것은 파츄리도 처음 보는 마법, 아니, 애초에 마법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조차 수상했다.
‘뭐, 뭐야 그건…’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파츄리는 느끼고 있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도르가 전개한 결계(결계인지도 확실하지 않지만)에는 마법진이 없다. 그냥 새하얀 빛의 장벽 같았다.
필사적으로 규명하려던 파츄리의 노력도 헛되게 그 빛은 곧바로 사라졌다. 잠시 후 도르가 무릎을 꿇는다. 뛰어가지는 않고, 파츄리는 멀리서 말을 걸었다.
어떻게든 숨을 고르고 파츄리에게 미소짓는다.
“괘,괜찮아, 조금 놀랐을 뿐…”
“…그래. 어쨌거나 축하해. 이제 방어할 수 있게 되었네. 이제 그걸 중심으로 연습하자. 그러면 공격도 할 수 있게 될거야.”
도르는 가만히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본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지만, 자신을 지킬 마법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형용하기 어려운 기쁨이 가슴을 채웠다. 천천히 일어나 고개를 숙인다.
“감사합니다, 파츄리.”
“그렇지 않아. 네가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힘이니까.”
그렇게 단언하고, 파츄리는 발길을 돌린다. 여전히 마법은 풀지 않은 채 마음 속으로 감사를 표하고 도르는 파츄리와 반대쪽 출구로 나간다. 머릿속에서는 플랑이 정말 즐거운 듯이 말을 걸어온다.
‘해냈어 도르! 이제 아무도 약하다고 하지 않을거야!’
아직 할 수 있는 건 방어 뿐이므로, 강하다고 할 순 없지만, 도르 역시 플랑과 마찬가지로 기뻤다.
‘응, 이렇게 힘내자!’
서로 기쁨을 나누며 문을 연다. 눈에 들어온 것은 눈부신 흰색이었다.
“굉장해, 아직도 내리고 있어.”
‘예쁘다’
창에 다가서 안뜰을 보면 온통 눈밭이었다. 항상 울창한 녹빛의 초목은 흰색 화장을 하고 분수조차 지금은 수면 위에 눈이 쌓여 있었다. 눈이 내리는 것을 본 것은 생애 최초여서 안뜰에서 플랑과 함께 떠들고 있었다. 실제로 노는 것 뿐만 아니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꽤나 즐길 수 있다. 특히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멋진 절경에 잠시 넋을 잃을 정도이다.
메이링에게 눈은 금방 녹아버린다고 들어 지금밖에 없다는 생각에 보고 있었다. 설마 그 경치가 계속되는 이변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이때의 두 사람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번역 소설 > 플랑 도르 스칼렛'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랑/도르 스칼렛 12화: VS 유유코(레이무 일행과) (0) | 2018.06.30 |
---|---|
플랑/도르 스칼렛 11화: 끝나지 않는 겨울과 칠색의 인형사 (0) | 2018.06.29 |
플랑/도르 스칼렛 9화: 서당과 할머니의 상냥함 (0) | 2018.06.29 |
플랑/도르 스칼렛 8화: 보이기 시작하는 희망 (0) | 2018.06.28 |
플랑/도르 스칼렛 7화: 돌격! 인간 마을, 그리고 간판 아가씨 데뷔 (0) | 2018.06.27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