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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도르 스칼렛 11화: 끝나지 않는 겨울과 칠색의 인형사
동방요요몽
난이도 Very Easy
동행자 앨리스 마가트로이드
1. 끝나지 않는 겨울과 칠색의 인형사
찰랑찰랑 등에서 소리가 울린다. 보석의 날개를 펄럭거리며 흡혈귀 소녀 도르 스칼렛은 하늘을 날고 있다. 향하는 곳은 요즘 자주 찾아가는 마을로, 오늘도 감미처의 일손을 도우러 가던 중이었다.
도르의 손에는 평소에 쓰던 양산이 없지만 양산 없이도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눈만 내릴 뿐 햇살이 비치진 않기 때문이다.
내려다보면 산과 들판도 온통 새하얗고 지금도 가랑눈이 내려 도르의 모자를 하얗게 만들고 있다.
마을 근처까지 오자 도르는 급강하한다. 찬바람이 뺨을 찔러 얼굴을 찡그리며 천천히 설원에 착지했다. 추위에 몸을 비튼다. 메이링에게 빌린 코트를 입은 채 몸을 웅크린다.
처음에는 본 적 없는 설경에 기뻐했지만, 이렇게 추위가 지속되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걸어서 마을로 들어가 감미처로 향한다. 길 가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감미처의 입구로 들어가면 할머니가 당황한 듯 뭔가를 손에 든 채로 다가왔다.
“도르, 괜찮니? 춥지 않았어?”
머플러를 목에, 귀마개를 작은 귀에 씌워준다. 따스함을 느꼈다. 가게 안에 벽난로가 설치된 곳으로 이끌린다. 근처에 앉아있던 손님도 도르를 걱정하는 듯 한 말을 한다.
“가게 안은 따뜻하니까 잠시 여기 있는 게 좋을 거야. 이렇게 추운 날에도 일을 하러…”
“아니요, 저도 할머니께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요.”
‘할머니, 감사합니다!’
플랑이 머릿속에서 감사의 말을 외친다. 실제로 할머니 덕분에 도르는 서당에 다닐 수 있다. 그 덕분에 염원하던 친구도 많이 생기고, 케이네에게 여러 가지를 배울 수도 있었다. 정말 도르에겐 말로 표현 못 할 은혜였다.
겨우 추위로 얼어있던 손 끝의 감각이 돌아오자 도르는 일어나 가게의 안쪽으로 향한다. 코트를 옷거리에 걸며 과자를 만드는 할머니에게 얘기하고 접객을 시작하려고 주방에서 나왔다.
살짝 테이블을 힐끗하면 시야에 시야의 익숙한 외모가 보였다. 그 존재를 깨닫고 도르는 그 쪽으로 향한다. 금발의 그녀는 입구를 등진 방향에 앉아 있어 도르가 가게에 들어온 것은 모르는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앨리스 씨.”
뒤에서 말을 걸며 테이블을 들여다본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작은 병같은 것을 만지작거리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어머, 도르, 오늘은 가게를 보는 거야?”
“네. 그래도 손님의 말상대 하는게 다지만요.”
후후 웃으며 도르는 앨리스에게 대답한다. 앨리스도 미소지으며 도르에게 대답한다. 이 가게에서 일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도르는 앨리스와 자주 만나게 되었다. 마을에 인형극을 하고 온 뒤에는 이곳에 오는 경우가 많았다. 예전부터 흥미가 동하기도 했던 도르는 적극적으로 앨리스에게 말을 걸었다. 앨리스는 처음 말을 걸었을 때도 도르에게 웃는 얼굴로 대응해주고, 또 자신도 마법사이기도 하여 대화가 통했다.
그녀는 인형사. 인형을 이용하여 마법을 발동하는 것으로, 파츄리와는 또 다른 방식의 마법이지만 그 실력은 상당하다. 지금까지 도르는 그녀에게 다양한 것을 배웠다. 지금 사용할 수 있는 방어 마법을 훈련하는 것도 꽤나 도움받은 것이다.
“그래서 공격 마법은 쓸 수 있게 되었어?”
“…무,무리였습니다…”
처음 파츄리의 마법을 막았던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훈련했지만 도르는 여전히 공격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방어 마법은 완벽한데 말이지…”
한숨쉬는 버릇이 있는지 하아, 라고 말하며 손 끝으로 병을 빙글빙글 돌린다. 그것이 궁금해 도르는 병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건 뭔가요?”
“…도르는 지금 겨울이 길어지고 있는 건 알고 있어?”
“네? 그런 건가요?”
도르의 말에 앨리스는 어깨가 푹 처진다. 환상향에 오기 전에는 병원에서 계속 지내고 있었고, 환상향에 와서는 첫 겨울이다. 도르는 겨울의 길이를 잘 모른다. 앨리스는 작은 병을 들고 그것을 도르에게 보였다. 투명한 유리 안으로 보이는 것은 벚꽃잎이었다. 그것이 네 개 병 속에 들어있었다.
“그 벚꽃의 꽃잎에 뭔가 있나요?”
“이건 꽃잎이 아니야. 봄이야.”
“…네?”
만져보라고 말하자 도르는 천천히 병에 손을 댄다. 유리 너머에서도 따뜻함이 손 끝에 전해져왔다.
“알겠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변은 이것이 연관되어 있어.”
“이변? 이라는 건 레이무도…”
“응, 아까 만났어. 마리사와 함께 이걸 듣고 탄막 놀이로 엉망진창으로 당했지만.”
난 어차피 괜찮아, 라고 앨리스는 자학적인 어조로 투덜거린다. 쓴웃음을 지으며 도르는 앨리스를 달래 자세한 내용을 들었다.
“그러면 레이무랑 마리사?라는 사람이 이변 해결을 하고 있는 건가요?”
“그래, 레이무 말로는 사쿠야?라는 홍마관의 메이드도 이변을 해결하려 한다고 들었다.”
“네? 사쿠야 씨가?”
“몰랐어?”
신기하다는 듯이 앨리스는 도르를 응시한다. 자신이 홍마관 출신임은 말하고 있었지만, 관의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지는 않고 있었다.
“눈치채지 못했구나.”
도르의 말을 듣고, 앨리스는 도르의 눈을 들여다본다.
“신경쓰여?”
이럴 때의 앨리스는 매우 날카롭다. 눈동자 안쪽의 감정을 마음이 통하는 것처럼 알아맞춘다.
“네.”
“그래, 그러면 갈래?”
“네?”
“궁금하잖아?”
앨리스는 웃으면서 유리병을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 눈앞의 차를 들이켰다. 찻잔을 테이블에 두고 한숨을 쉬었다.
“갈래? 이변을 해결하러.”
“네? 괜찮아요?”
레이무와 사쿠야가 해결하려는 이변, 그것에 대해 도르도 관심이 있었다. 혼자서는 위험해서 갈 수 없지만 앨리스와 함께라면 이 방어의 힘도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도르의 의지를 눈에서 읽은 앨리스는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다.
“할머니, 도르 좀 빌려도 될까요?”
“무슨 일이야?”
주방에서 얼굴만 내민 채 할머니가 되묻는다. 그 말에 앨리스는 만면에 미소를 띄운 채 똑똑히 대답했다.
“겨울을 끝내고 봄을 갖고 오겠습니다.”
도르에게 처음으로 ‘이변’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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