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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도르 스칼렛 35화: 텐구 소녀의 우울과 풍축의 무녀
동방화영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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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자 샤메이마루 아야
9. 텐구 소녀의 우울과 풍축의 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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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의 산. 환상향 중에서도 최대의 면적을 자랑하는 영지에는 환상향 최대의 조직이 있다. 그 조직의 일원 샤메이마루 아야는 산길을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어째서… 그런 말을…”
가슴이 납덩이로 누른 것처럼 무겁다. 원인은 조금 전 자신이 도르에게 한 말이다. 알고 있다. 그녀를 원망할 게 아니라고. 자신의 힘으로 이겨야 복수를 이룰 수 있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으론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심한 말을 했다. 생각지도 못한 한 마디를.
“…하하…”
쓴웃음이 새어나온다.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의 신념이 있다. 그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남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 아니다. 그녀는 진심으로 손을 내민다.
하지만 그녀의 주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를 팔방미인, 혹은 위선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 않았을 텐데.
“…결국 나도 마찬가지구나.”
모르는 것은 자신이다. 한때의 감정에 휩쓸려 친구를 잃었다. 사교적인 아야는 친구가 많다. 그 숫자를 생각하면 친구 한 명쯤은 걱정할 필요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무엇일까, 이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듯한 느낌은.
요괴의 산이라고 해도, 주거 공간은 그렇게 빽빽하지 않다. 샤메이마루 아야가 사는 마을도 그 중 하나이다. 산길을 빠져나와 마을로 들어갔을 때 아는 얼굴과 스쳐 지나갔다.
“아, 아야 씨!”
말을 걸어온 것은 요괴의 산에서도 특히 신경쓰던 후배 중 하나였다. 같은 카라스 텐구지만, 재능이 있어 이대로라면 자신 이상의 인재가 될 것이라 생각되는 소녀. 그 재능 때문에 심하게 싸우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따라주는 귀여운 후배다.
그런 후배는 아야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깨닫고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괜찮습니까? 왠지 피곤해 보이는데…”
“괜찮아. 집에 가서 좀 쉬려고.”
가볍게 손을 흔들고 아야는 후배와 헤어졌다. 마지막으로 몸조리 잘 하라고 들어 조금이나마 마음이 가벼워졌다.
아야는 이미 지쳐있었다. 복수는 실패하고, 도르와 절연하고 모든 일에 지쳐 있었다. 그래서 눈치채지 못했다.
그 후배가 아야의 등을 얼음장처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익숙해진 감미처. 평소에는 많은 사람들로 분주하지만, 지금은 한산하기만 했다. 가게 안에는 사람이 있지만 외부의 지붕 아래에는 한 명도 없다.
이런 상황은 어제오늘 일어난 일이 아니다. 유카의 사건이 끝난 지 일주일동안 그 자리가 찬 것은 앨리스와 마리사가 각각 찾아온 두 번 뿐이었다. 옛날에는 유카리와 유유코, 레이무, 아야가 즐겁게 얘기하던 그 자리는 이제 뻐꾸기가 우는 듯 했다.
이번 주에 도르는 앞서 말한 네 명을 만나지 못했다. 아야가 오지 않는 이유는 안다. 이제 자신과 그녀는 결별한 것이다. 여기에 아야가 올 리 없다. 슬픔으로 마음이 무너져 내릴 것 같았지만 오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익숙해지지 않아 매일 밤 눈물로 베개를 적시고 있지만.
그래도 유카리, 유유코, 레이무도 동시에 오지 않는 것이다. 유카리나 유유코는 바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레이무는 왜 오지 않는 거지?”
생각해보면 유카의 회담 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도르로선, 신사와 유카의 건으로 사과하고 싶었지만.
“기다리고 있을 수 만은 없지.”
자신은 어리광 부리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레이무는 거의 매일 감미처에 왔으므로, 왔을 때 사과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성의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그토록 큰 싸움에서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조금 걱정스럽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부상이 아니란 것은 유카리에게 듣고 있지만.
「도르, 일이 끝나면 신사에 가보자.」
“그래. 제대로 사과해야지.”
주먹을 불끈 쥐고 도르는 가게로 돌아왔다. 가게 안을 돌아다니며 마을 사람들의 상대를 한다. 도르가 안에 들어온 것으로 가게는 단박에 밝아졌다. 마스코트로서 도르는 이제 마을에서 엄청난 인기를 갖고 있다.
하지만 활기찬 실내와 달리 지붕 아래는 여전히 찬 공기만 흐르고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할머니에게 힘차게 인사하고 도르는 감미처를 빠져나왔다. 시간은 벌써 저녁을 지나, 밤에 접어들려 하고 있었다. 지금은 붉게 마을을 물들이는 태양도 곧 산그늘에 가려질 것이다. 집에 돌아가기 전 하쿠레이 신사에 가려고 생각해 오른쪽으로 꺾는 순간, 도르는 누군가와 부딪혀 엉덩방아를 찧었다.
“죄, 죄송합니다!”
생각에 빠져 주위를 둘러보지 않았다. 상대방이 더 컸기 때문에 쓰러지지 않았지만, 부딪힌 것은 자신의 과실이므로 도르는 솔직하게 사과했다. 갑자기 눈앞에 하얀 눈같은 손이 뻗쳤다.
“감사합니다.”
그 손을 잡고 일어난 도르는, 상대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부딪힌 상대는 레이무 정도로 보이는 소녀였다. 자세히 보면 옷도 그녀와 닮았지만, 레이무가 빨간색을 기반으로 하는 반면 눈앞의 소녀는 흰색과 파란색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머리도 레이무와 달리 초록색 장발이 초목처럼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마을로 오는 여성들을 도르는 대부분 알고 있다. 가게 앞에 서있는 경우가 많아 지나가는 사람에게는 꼭 인사를 하고, 서당에서 만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눈앞의 소녀와는 면식이 없었다. 그 소녀도 의아한 듯 도르를 응시하고 있었다.
“저기…”
“…아, 네!”
생각에 빠진 도르는 소녀의 부름에 대답하는 것이 늦었다. 그것을 신경쓰지 않고 소녀는 대화를 계속한다. 여전히 의아스러운 표정이, 자신의 등을 향하고 있단 것을 도르는 문득 깨달았다.
“요괴죠? 흡혈귀?”
“에? 아? 네, 그렇죠?”
사실이므로 크게 신경쓰지 않고 도르는 대답했다. 지금은 마을 대부분이 도르가 흡혈귀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소녀는 그렇지 않았다. 눈앞의 소녀의 눈이 확 가늘어지더니 갑자기 뭔가를 꺼낸 것이다. 자세히 보면 그것은 레이무가 갖고 있던 불제봉과 비슷했다.
“혹시나 했는데… 퇴치합니다!”
“네?”
순간 바람이 불었다. 갑작스런 강풍에 또다시 중심을 잃은 도르는 엉덩방아를 찧는다. 무슨 일이 일어난지 모른 채, 도르는 패닉에 빠져 있었다.
“네? 무, 무슨…”
당황한 도르를 보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불제봉 같은 것을 옷자락에 집어넣었다. 쭈그리고 앉아 도르를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다.
“당신, 요괴죠?”
“일단은…”
“정말요? 전혀 요기가 느껴지지 않는데. 코스프레가 아니라?”
소녀의 코스프레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도르. 오래 환상향에 있었지만, 들어본 적 없는 말이다. 책에서도 본 적 없다. 전문용어일까.
“어쨌든 요괴라면 퇴치하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네?”
무엇을 어떻게 해야 그런 결론이 나오는지, 도르는 한 시간정도 따지고 싶은 기분이었다. 일단은 눈앞의 소녀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저, 요괴라고 전부 나쁜 건 아니라구요?”
물론 사람을 덮치는 요괴도 있지만, 모두가 나쁜 것은 아니다. 케이네처럼 학교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요괴나, 모코우 씨처럼 길안내를 하는 요괴도 있다.
어라, 모코우 씨는 요괴인가? 느닷없이 도르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케이네가 반요란 것은 알지만, 모코우가 요괴란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
뭐, 불꽃을 낼 수 있으니까 요괴려나, 라고 멋대로 결론지었다.
“그런! 요괴는 전부 퇴치해야 되는게 아닌가요?”
눈을 부릅뜨고 경악하는 소녀를 보며 도르는 이상한 사람이다라고 몰래 생각했다. 대단히 실례다.
“네. 여기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가르치는 요괴도 있어요. 저는 저기 감미처에서 일하고 있는 요괴에요. 요력은 전혀 없지만.”
머릿속에서 플랑이 투덜거리며 침울한 소리를 냈다. 일부로 말하지 않아도 되는데, 요력이 없거나 약하다고 말하는 것은 플랑의 콤플렉스가 되고 있었다.
“아, 그렇군요. 당신도 나쁜 요괴로 보이지는 않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환상향에 온지 얼마 안되었거든요… 아, 저는 코치야 사나에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과연, 최근에 환상향에 왔다면 모를 것이다. 사과하는 사나에게 도르도 곧 고개를 숙였다.
“저는 도르 스칼렛입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도르 씨군요. 저는 내일도 여기 올 예정인데, 보면 말을 걸어도 될까요?”
“네. 내일도 저 감미처에 있을 예정이니 꼭 와주세요.”
남몰래 내일의 고객을 한 명 늘린 도르는 그대로 웃으며 사나에와 헤어지고 날아올랐다. 이제 석양도 산그늘에 지고 주변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늦으면 스이카가 걱정할 것이다. 레이무의 모습만 보고 바로 돌아가자. 그렇게 생각한 도르는 신사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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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주인공 비상식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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