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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도르 스칼렛 12화: VS 유유코(레이무 일행과)
동방요요몽
난이도 Very Easy
동행자 앨리스 마가트로이드
2. VS 유유코(레이무 일행과)
마을에서 날아온 두 사람은 먼저 앨리스의 집으로 가 도르에게 앨리스 수제의 롱 코트를 입혔다. 그것은 특수한 마법이 걸려있어 입으면 전혀 추위를 느끼지 않는 뛰어난 물건이었다.
추위의 방비를 확실히 한 두 사람은 레이무, 마리사, 사쿠야 세 명을 쫓아 하늘에 있는 명계의 입구를 통과했다. 그대로 추위가 남아있는 명계로 들어가 앞으로 나아갔다. 도중에 몇 개의 흰 불꽃 같은 것과 조우해, 도르는 앨리스에게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앨리스 왈, 인간이나 요괴의 영혼이라는 것 같다. 둥실둥실 떠다니곤 있지만 실제로 피해는 없다고 한다. 자신도 이전 세계에서는 죽은 뒤 저런 도깨비불이 된 것일까, 생각하며 도르는 앨리스의 손을 잡고 명계의 안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 두 사람의 눈앞에는 하쿠레이 신사보다도 긴 돌계단이 이어지고 있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계단의 길이를 보고 질겁했지만, 가까이 가서 계단 앞에 설치되었던 깨진 등을 보자 도르는 달려나왔다.
잔해더미의 아래에서 녹색 옷을 입은 은발의 소녀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 소녀는 등에 직접 부딪힌 것 같고, 다리가 무너진 등에 깔려있었다. 도르는 작은 손으로 어떻게든 잔해를 소녀의 발에서 치우고, 상처입은 발에 치유 마법을 걸기 시작했다.
도르는 공격 마법은 전혀 쓸 수 없었지만, 방어 마법 외에도 치유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 치유 마법도 파츄리와 앨리스가 가진 마법과는 계통이 다른 듯 했고, 파츄리는 또다시 고민에 빠졌지만 도르는 쓸 수 있는 마법이 늘어났다는 기쁨에 그 고민을 눈치채진 못했다.
소녀의 다리의 상처가 천천히 사라지고 고통에 찡그리던 표정은 점차 편안해진다. 천천히 눈을 뜬 소녀의 눈에 도르의 모습이 비췄다.
“당신은…?”
“괜찮으세요? 저는 도르 스칼렛이라고 해요. 치유 마법으로 상처는 치료했는데 다른 아픈 곳은 없나요?”
소녀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며 다리를 살펴보았다. 여전히 붉게 물들어있긴 하짐나 상처나 아픔은 전혀 없다.
“아, 감사합니다. 저는 콘파쿠 요우무, 이 앞에 있는 백옥루에서 정원사를 하고 있어요.”
“그 말은 이 이변의 관계자라는 거네.”
어느새 도르 뒤에 서있던 앨리스가 벚꽃 잎이 들은 작은 병을 보이며 묻는다. 요우무는 그것을 확인하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는 주인의 명령으로 그 꽃잎- 아니 봄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주인은 무슨 목적으로 그런 일을 한거지?”
“…백옥루에는 벚나무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을 피우기 위해서 봄이 필요했습니다.”
벚나무. 그것은 도르도 본 적이 있다. 병원의 창문에서 볼 뿐이었지만 그 분홍색 꽃은 매우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다. 그 예쁜 꽃들도 자신처럼 곧 져버렸지만.
“그거 정말 벚나무야?
머릿속으로 벚꽃의 모습을 그리고 있으면, 갑자기 뒤에 서있던 앨리스가 목소리를 높였다. 고개만 뒤를 꺾어 그녀를 본다. 앨리스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 했지만 눈은 분명 요우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벚나무라면… 아니, 애초에 봄을 모으지 않으면 피지 않는 벚나무가 평범한 벚나무야?”
“그건 저도 모르지만, 백옥루에 있는 벚나무는 벌써 수십년 동안 꽃을 피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피우기 위해 봄을-”
“그것도 이상하네.”
요우무의 말을 막으며 앨리스는 기나긴 돌계단의 끝을 응시한다.
“정말로 평범한 벚나무라면 수십년 동안 꽃을 안 피울 리가 없잖아? 그냥 벚나무일 리가 없어.”
이제 앨리스는 돌계단의 끝만을 보고 있었다. 벚나무가 평범하지 않다는 점을 의심도 아니고 마치 확신한다는 듯 시선을 떼지 않는다. 그리고 분홍색의 입술이 움직였다.
“가자 도르,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어.”
왼손에 마도서를 소환하고선 앨리스는 도르에게 소리쳤다. 요우무가 일어나려고 하자 도르는 손을 빌려 주었다.
“저도 가겠습니다.”
“안돼.”
요우무의 얘기를, 앨리스는 단칼에 거절했다.
“도르에게 치유받았다고 해도, 그건 응급처치일 뿐이야. 완전히 나은게 아니라고. 게다가 우리의 목적은 이변의 해결이야. 그건 아마 벚꽃이 피는걸 막는 것일테고. 당신은 주인에게 맞설 생각이야? 그냥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그래도 가고 싶습니다.”
앨리스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요우무는 각오를 다지는 듯 칼을 쥔 손에 힘을 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앨리스는 요우무의 각오가 바뀌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고 천천히 한숨을 쉬었다.
“터무니없는 정원사네. 뭐, 그렇게 말한다면 말리진 않아. 서두르자 도르… 나쁜 예감밖에 들지 않아.”
‘도르, 앞에 엄청난 요력이 있어. 아마 요우무란 사람이 말했던 주인이라고 생각해.’
플랑과 앨리스의 말에 끄덕이고 도르는 가슴 앞에서 조용히 자신의 손을 맞잡았다. 그대로 날아오르자 앨리스와 요우무도 뒤따라 떠오른다. 앨리스를 선두로, 오른쪽에는 도르, 왼쪽에는 요우무가 있는 형태로 세 사람은 돌계단을 따라 비행을 시작했다. 눈앞에 계단이 파도처럼 지나간다.
중간에 계단이 끊기는 곳에서 섬광이 눈 앞에 보였다. 방향은 다른 방향이였기에 세명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지만, 만약을 위해 앨리스는 손으로 두 사람을 제지하고 섬광이 사라지는 것을 기다렸다. 밝고 엷은 보라색과 분홍색이 섞인 섬광. 그 아름다움에 도르는 넋을 놓고 있었다.
“좋아, 가자.”
앨리스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뒤쫒은 형태로 비행한다. 그리고 계단을 오르자 큰 저택이 보이고 상공에 떠있는 여자와 확실히 눈이 마주쳤다. 여자는 도르의 모습을 보자 입술을 움직였다. 멀리 떨어져 있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술의 움직임으로부터 어머, 라고 말했단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오늘은 손님이 많네요.”
이번에는 확실히 귀에 들렸다. 마치 음향장치를 사용한 듯 똑똑히 들렸다. 그리고 그 소리에 여자 앞에 있던 세 사람이 뒤돌아 보았다. 붉은 무녀복을 입은 하쿠레이의 무녀, 하쿠레이 레이무. 푸른 메이드복에 빨간 머플러를 두른 이자요이 사쿠야. 그리고 금발에 빗자루를 탄 활발해 보이는 소녀. 그녀가 앨리스가 말했던 마리사일 것이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으면 사쿠야의 모습이 사라지고 갑자기 도르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 눈은 차갑고 도르를 비난하는 듯 했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거죠? 그 몸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잘못해서 죽어버리면 아가씨에게 반하는 겁니다. 그런 것도 모르나요?”
‘모르는 건 그쪽이라고…’
사쿠야의 말에 뚜렷하게 노기를 포함하여 플랑은 응수했다. 그 말은 물론 사쿠야에겐 들리지 않지만, 도르는 어안이 벙벙해싿. 어떻게 대답할지 곤란하던 차에, 앨리스가 나섰다.
“갑자기 비난하는 건 심하지 않아?”
“외부인은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사쿠야의 말에 앨리스의 관자놀이가 움찔움찔한 듯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치면 외부인은 당신이야. 뭔지는 모르겠지만, 도르는 자신의 의사로 여기까지 왔어. 당신에게 그것을 멈출 권리는 없어.”
“…사정을 말씀드릴수가 없네ㅛ. 그렇다면, 인형사 그대가 이 소녀를 지키세요. 어차피 이변은 곧 끝날 테니까요.”
앨리스에 가려 사쿠야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아딘가 납득하지 못한 말투였다. 잠시 후 앨리수가 천천히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사쿠야는 이미 시선 끝의 여성과 대치하고 있었다. 사쿠야와 레이무는 몇 마디 대화를 주고받고 전투가 시작되었다. 삼 대 일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여성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다.
“유유코 님…”
주인을 바라보며 요우무는 유탄을 검으로 쳐냈다. 그 옆에서 앨리스도 인형을 전개하고 날아오는 탄을 막고 있었다. 유유코, 그렇게 불린 여성을 보고 도르가 처음 생각한 것은 예쁘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외모가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다. 물론 연분홍색의 머리와 외모도 아름답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그녀가 싸우는 방식이다. 배후에 거대한 부채가 전개되고, 거기에서 빨갛고 파랗고 녹색인 형형색색의 나비가 날아든다. 그녀 자신도 손바닥에서 직선의 탄을 뿌리고 있었고, 무슨 원리인지는 몰라도 방사형으로도 탄을 내뿜고 있었다. 그래서 레이무를 포함한 세 명은 좀처럼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압도적인 물량으로 이 공간을 지배하는 유유코는 공격을 느슨하게 하지 않고 손바닥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다음엔 굵은 레이저가 나와 레이무를 집어삼켰다.
한편 빗자루를 능숙하게 다루며 고속으로 탄막을 피하던 마리사는 방금 전 거대한 레이저로 유유코가 경직된 것을 눈치채고 속도를 올려 다가섰다. 다가오는 탄을 마치 벌처럼 날쎄게 피하며 거리를 좁히고선 오른손을 내민다. 그 손바닥에는 육각형의 목재 도구가 있었고 다음 순간 아까 레이저보다도 굵은 일곱 빛깔의 섬광이 유유코에게 쏘아졌다.
‘굉장한 마력…’
플랑이 도르의 머릿속에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마력을 감지할 수 없는 도르도 꽤나 위력이 센 공격이란 것을 알 정도였다.
마지막 유유코는 여유로운 표정을 풀지 않은 채 그 빛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응하듯 나비가 속속들이 유유코를 감쌌다. 그리고 곧바로, 마리사의 필살기로 유유코는 사라졌다.
마리사는 승리를 확신하고 입꼬리를 올렸지만, 그 다음 나온 탄에 피탄되어 날아갔다. 마리사의 필살기, 마스터 스파크. 그 빛이 사라지자 유유코는 그 자리에 서있었다. 몸을 덮고 있던 무수한 나비들은 희생되었는지 사라졌다. 소매의 일부가 타 있었지만 몸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
“큰 기술을 쓴 뒤에는 방심하면 안되지.”
“그말대로야.”
시간을 멈추고 사쿠야가 유유코 앞에 갑자기 나타난다. 그리고 수백개의 칼을 유유코를 거냥해 한번에 던졌다. 그 모습을 유유코는 실망한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마법사는 재밌는 걸 보여줬는데, 이건 별 볼일 없구나.”
오른손을 들어 칼을 조각낸다. 아무런 흥미도 없는 단순한 행동, 에도 불구하고 항상 무표정이던 사쿠야가 조금 웃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말했지? 방심하면 안된다고.”
부서진 칼 너머로 붉은 무녀복이 나타난다. 그녀는 이미 가까이 다가왔고, 칼을 부수던 유유코는 무방비 상태. 칼은 공격용이 아니었다. 레이무의 모습을 숨기기 위한 연막이었다.
방심하던 유유코의 표정이 굳고 눈이 커진다. 레이무는 그대로 무방비의 유유코에게 파고들어 그 풍만한 가슴에 손바닥을 대었다. 그 손에는 부적이 붙어있고 곧바로 레이무는 소리쳤다.
“잘가라 봄의 망령. 몽상 봉인!!”
부적이 빛을 내며, 유유코의 힘을 봉인한다. 유유코는 소리치지도 않고 편안한 표정으로 한마디를 할 뿐이었다.
“방심해 버렸네.”
그렇게 중얼거린 뒤 빛이 유유코를 감싸 유유코는 눈을 감고 땅으로 떨어졌다. 그것을 요우무가 바람같은 속도로 받았다. 그 속도에도 놀랐지만, 오히려 유유코가 떨어질 때 그녀의 몸에서 흩어진 수많은 벚꽃잎을 도르는 더 궁금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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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도르 스칼렛 11화: 끝나지 않는 겨울과 칠색의 인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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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자 앨리스 마가트로이드
1. 끝나지 않는 겨울과 칠색의 인형사
찰랑찰랑 등에서 소리가 울린다. 보석의 날개를 펄럭거리며 흡혈귀 소녀 도르 스칼렛은 하늘을 날고 있다. 향하는 곳은 요즘 자주 찾아가는 마을로, 오늘도 감미처의 일손을 도우러 가던 중이었다.
도르의 손에는 평소에 쓰던 양산이 없지만 양산 없이도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눈만 내릴 뿐 햇살이 비치진 않기 때문이다.
내려다보면 산과 들판도 온통 새하얗고 지금도 가랑눈이 내려 도르의 모자를 하얗게 만들고 있다.
마을 근처까지 오자 도르는 급강하한다. 찬바람이 뺨을 찔러 얼굴을 찡그리며 천천히 설원에 착지했다. 추위에 몸을 비튼다. 메이링에게 빌린 코트를 입은 채 몸을 웅크린다.
처음에는 본 적 없는 설경에 기뻐했지만, 이렇게 추위가 지속되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걸어서 마을로 들어가 감미처로 향한다. 길 가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감미처의 입구로 들어가면 할머니가 당황한 듯 뭔가를 손에 든 채로 다가왔다.
“도르, 괜찮니? 춥지 않았어?”
머플러를 목에, 귀마개를 작은 귀에 씌워준다. 따스함을 느꼈다. 가게 안에 벽난로가 설치된 곳으로 이끌린다. 근처에 앉아있던 손님도 도르를 걱정하는 듯 한 말을 한다.
“가게 안은 따뜻하니까 잠시 여기 있는 게 좋을 거야. 이렇게 추운 날에도 일을 하러…”
“아니요, 저도 할머니께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요.”
‘할머니, 감사합니다!’
플랑이 머릿속에서 감사의 말을 외친다. 실제로 할머니 덕분에 도르는 서당에 다닐 수 있다. 그 덕분에 염원하던 친구도 많이 생기고, 케이네에게 여러 가지를 배울 수도 있었다. 정말 도르에겐 말로 표현 못 할 은혜였다.
겨우 추위로 얼어있던 손 끝의 감각이 돌아오자 도르는 일어나 가게의 안쪽으로 향한다. 코트를 옷거리에 걸며 과자를 만드는 할머니에게 얘기하고 접객을 시작하려고 주방에서 나왔다.
살짝 테이블을 힐끗하면 시야에 시야의 익숙한 외모가 보였다. 그 존재를 깨닫고 도르는 그 쪽으로 향한다. 금발의 그녀는 입구를 등진 방향에 앉아 있어 도르가 가게에 들어온 것은 모르는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앨리스 씨.”
뒤에서 말을 걸며 테이블을 들여다본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작은 병같은 것을 만지작거리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어머, 도르, 오늘은 가게를 보는 거야?”
“네. 그래도 손님의 말상대 하는게 다지만요.”
후후 웃으며 도르는 앨리스에게 대답한다. 앨리스도 미소지으며 도르에게 대답한다. 이 가게에서 일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도르는 앨리스와 자주 만나게 되었다. 마을에 인형극을 하고 온 뒤에는 이곳에 오는 경우가 많았다. 예전부터 흥미가 동하기도 했던 도르는 적극적으로 앨리스에게 말을 걸었다. 앨리스는 처음 말을 걸었을 때도 도르에게 웃는 얼굴로 대응해주고, 또 자신도 마법사이기도 하여 대화가 통했다.
그녀는 인형사. 인형을 이용하여 마법을 발동하는 것으로, 파츄리와는 또 다른 방식의 마법이지만 그 실력은 상당하다. 지금까지 도르는 그녀에게 다양한 것을 배웠다. 지금 사용할 수 있는 방어 마법을 훈련하는 것도 꽤나 도움받은 것이다.
“그래서 공격 마법은 쓸 수 있게 되었어?”
“…무,무리였습니다…”
처음 파츄리의 마법을 막았던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훈련했지만 도르는 여전히 공격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방어 마법은 완벽한데 말이지…”
한숨쉬는 버릇이 있는지 하아, 라고 말하며 손 끝으로 병을 빙글빙글 돌린다. 그것이 궁금해 도르는 병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건 뭔가요?”
“…도르는 지금 겨울이 길어지고 있는 건 알고 있어?”
“네? 그런 건가요?”
도르의 말에 앨리스는 어깨가 푹 처진다. 환상향에 오기 전에는 병원에서 계속 지내고 있었고, 환상향에 와서는 첫 겨울이다. 도르는 겨울의 길이를 잘 모른다. 앨리스는 작은 병을 들고 그것을 도르에게 보였다. 투명한 유리 안으로 보이는 것은 벚꽃잎이었다. 그것이 네 개 병 속에 들어있었다.
“그 벚꽃의 꽃잎에 뭔가 있나요?”
“이건 꽃잎이 아니야. 봄이야.”
“…네?”
만져보라고 말하자 도르는 천천히 병에 손을 댄다. 유리 너머에서도 따뜻함이 손 끝에 전해져왔다.
“알겠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변은 이것이 연관되어 있어.”
“이변? 이라는 건 레이무도…”
“응, 아까 만났어. 마리사와 함께 이걸 듣고 탄막 놀이로 엉망진창으로 당했지만.”
난 어차피 괜찮아, 라고 앨리스는 자학적인 어조로 투덜거린다. 쓴웃음을 지으며 도르는 앨리스를 달래 자세한 내용을 들었다.
“그러면 레이무랑 마리사?라는 사람이 이변 해결을 하고 있는 건가요?”
“그래, 레이무 말로는 사쿠야?라는 홍마관의 메이드도 이변을 해결하려 한다고 들었다.”
“네? 사쿠야 씨가?”
“몰랐어?”
신기하다는 듯이 앨리스는 도르를 응시한다. 자신이 홍마관 출신임은 말하고 있었지만, 관의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지는 않고 있었다.
“눈치채지 못했구나.”
도르의 말을 듣고, 앨리스는 도르의 눈을 들여다본다.
“신경쓰여?”
이럴 때의 앨리스는 매우 날카롭다. 눈동자 안쪽의 감정을 마음이 통하는 것처럼 알아맞춘다.
“네.”
“그래, 그러면 갈래?”
“네?”
“궁금하잖아?”
앨리스는 웃으면서 유리병을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 눈앞의 차를 들이켰다. 찻잔을 테이블에 두고 한숨을 쉬었다.
“갈래? 이변을 해결하러.”
“네? 괜찮아요?”
레이무와 사쿠야가 해결하려는 이변, 그것에 대해 도르도 관심이 있었다. 혼자서는 위험해서 갈 수 없지만 앨리스와 함께라면 이 방어의 힘도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도르의 의지를 눈에서 읽은 앨리스는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다.
“할머니, 도르 좀 빌려도 될까요?”
“무슨 일이야?”
주방에서 얼굴만 내민 채 할머니가 되묻는다. 그 말에 앨리스는 만면에 미소를 띄운 채 똑똑히 대답했다.
“겨울을 끝내고 봄을 갖고 오겠습니다.”
도르에게 처음으로 ‘이변’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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